“서구 안에서 착한소비 자리 잡은 게 가장 중요한 성과”

“지난해 만난 한 음식점 사장님이 민간배달앱에 드는 수수료로 힘들다며 토로하신 적이 있어요. 그때 들은 이야기에 충격을 받고 공공배달앱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것이 서구배달입니다.”

이재현 서구청장은 공공배달서비스 서구배달 시작 계기를 이 같이 설명했다. 이후 배달서비스 수수료 분석을 시작했고 공공 배달 서비스를 실현하기에 이르렀다. 사실 올 1월부터 시범운영을 시작한 배달서구는 사업 초기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민간배달앱 수수료 문제가 불거지면서 전국 최초라는 공공배달서비스 배달서구가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배달서구가 공공서비스로 주목받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죠. 지난해 소상공인, 기업인 간담회를 돌며 청취한 현장 애로를 듣고 시작한 것이니까요. 민간배달앱에 나가는 광고 및 중개수수료만 해도 한 달 매출 500만원 기준에 평균 55만원이 나갑니다. 배달 서구는 모두 무료입니다. 요즘 같은 분위기에 한 달 평균 수십만원이란 돈은 소상공인들에게는 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죠.”

사실 처음에는 반응이 뜨겁지 않았다. 가맹점 수도 적었고 시스템 에러도 있었다. 하지만 5월 콜센터 도입 후 분위기는 확 달라졌다.

“지역화폐 서로e음이 가져온 변화가 크다고 봅니다. 작년 설문조사에서 소상공인 절반 이상이 매출이 늘었다고 했어요. 구민 90% 이상은 소비 패턴이 바뀌었다고 답했죠. 서구라는 틀 안에서 착한소비가 자리 잡은 게 가장 중요한 성과라고 봅니다. 여기에 냠냠서구몰, 온리서구몰까지 탑재했으니 저는 이것을 서로e음 공동체 프로그램이라고 이름 붙이고 싶습니다.”

이 청장은 벌써부터 업그레이드된 새로운 버전을 준비 중이다. 현 서비스에 소액기부 ‘서로도움’을 통해 지역 내 여러 곳에 후원이 가능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그는 서로e음이 보여준 서구 내 긍정적인 효과를 발판으로 비상하는 서구를 주민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는 포부도 내놨다.

이 청장 임기 2년 동안 서구는 2019년 한국지방자치경쟁력 평가에서 전국 69개 자치구 중 전국 2위, 인천 1위를 기록했다. 2018년 전국 22위에서 1년 만에 무려 20계단이 뛰어올랐다. 또 2019년 인천시 군·구 행정실적 종합평가에서도 9개 분야 30개 시책사업에서 인천시 10개 군·구 중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서구가 1위 혹은 2위를 했다는 게 뭐가 중요하냐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하지만 서구가 꼴찌를 하기보다 1위에 자꾸 이름을 올리는 것이 저는 중요하다고 봅니다. 서구가 떠나고 싶은 곳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계속 도전하고 노력하고 있는 지역이라는 걸 주민들이 알아주셨으면 하죠. 현재 서구 경쟁력을 위한 용역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지표를 비교 분석해 정책을 내놓고 주민들이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변화를 보여드릴 겁니다.”

이 청장은 남은 임기 2년 동안 서구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업에 적극 개입할 예정이다.

정부 사업이라는 이유로 때로는 인천시 사업이라는 이유로 한발 물러설 것이 아니라 주면 의견이 반영되고 서구 중심으로 사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선제적인 대응으로 주민들의 안전을 책임지겠다는 각오도 내놨다.

“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는 24시간 운영되고 구 역학조사관을 중심으로 n차 감염 확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으로 아직 서구에 n차 감염자는 없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 다른 지자체보다 방역, 역학조사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방역은 물론 역학조사를 적극적으로 벌이는 이유는 구민들의 안전 때문입니다. 공무원들 모두가 코로나19 차단을 위해 끊임없이 검사는 물론 조사에 나서고 있습니다.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리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반드시 이겨낼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이은경 기자 lotto@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