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램익스체인지 조사 2개월 넘게 21% 하락…고정가 하락 전망 늘어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에 영향…"하락해도 낙폭 크지 않을 것"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2분기까지 회복세를 보인 반도체 업계가 D램 현물가격 하락으로 긴장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주력인 D램 현물가 하락세가 두 달 반 이상 이어지면서 고정거래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늘고 있어서다.

고정거래가 하락은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어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21일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9일 기준 D램(DDR4 8Gb 기준) 현물가격은 2.85달러를 기록해 4월 3일 3.637달러를 찍은 이후 두 달 넘게 하락중이라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전고점 대비 21.6% 하락이면서, 지난달 말 기준 고정가격(3.31달러)보다 0.46달러 낮은 금액이다.

현물가격 하락세는 최근 들어 북미와 유럽의 반도체 수요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KB증권은 "코로나19 확산세로 4∼5월에 북미, 유럽의 유통채널이 영업을 중단하면서 세트 판매 부진으로 D램의 재고가 일시적으로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증권은 "지난달까지 고정가격은 코로나19로 인한 노트북 생산량 증가로 강세를 이어갔지만 유통업자들이 코로나 언택트 관련 PC 수요가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로 재고를 정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수요 증가와 공장 셧다운 등에 대비해 재고를 넉넉히 확보한 PC·서버업체들이 일시적으로 매수를 줄인 것도 거래량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데이터센터들이 재고 증가로 D램 주문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대부분 고정거래가격으로 반도체를 공급한다.

그러나 현물가격 하락 추이가 계속된다면 고정거래가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현물가 추이도 무시할 수 없다. D램 고정가격과 현물가격은 중장기적으로 수렴해온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현물가 약세가 이어지면서 반도체 업계와 증권 시장에는 3분기 들어 D램 고정거래도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늘고 있다.

지난 4월 전월 대비 11.9%에 달했던 D램 고정가격 상승폭이 지난달 0.61%로 둔화한 것도 하반기 고정거래가 하락 전망을 부추기고 있다.

디램익스체인지는 지난달 말 발표할 보고서에서 "D램 공급사의 재고소진 노력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고정거래가격과 현물가격 간 격차가 계속 커질 수 있다"며 "이런 흐름이 계속된다면 3분기 D램 고정거래가격이 하락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D램 현물가 약세가 고정가 하락으로 이어진다면 당장 하반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현대차증권은 구글, 페이스북의 설비 투자 축소로 인해 3분기 서버용 D램 가격이 보합, 4분기에는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하반기가 반도체 시장에 있어 계절적 성수기이고, 언택트 관련 수요도 계속 이어질 것을 고려할 때 고정거래가격이 크게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KB증권은 "6월 들어 북미, 유럽의 유통채널이 영업을 재개하며 스마트폰, PC와 TV 등의 세트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D램 유통 재고가 빠르게 축소되고 있다"며 6월 이후에는 D램 현물가격 하락세도 차츰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들어 D램 현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고정 가격은 올랐고 D램의 사용처도 다양해 현물가 하락이 반드시 고정가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단정할 순 없다"며 "미·중 무역 분쟁, 코로나 확산 여부 등 다른 변수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