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분담 공감하지만 … 비대면 수업준비 등 예산 바닥

코로나19 여파로 수업에 차질을 빚은 대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논의가 본격화된 가운데 인천지역 대학가들은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18일 인천 대학가에 따르면 각 대학은 대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에 대해 논의 중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와 함께 타 대학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인하대 총학생회는 대학 측에 등록금 반환을 요청했고, 인천대와 경인교대 총학생회 등은 지난달 '등록금 반환 운동 본부'를 통해 등록금 일부에 대한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에 나선다고 예고했다.

최근 등록금 반환 논의는 본격화되고 있다. 교육부는 18일 등록금 문제와 관련해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현금 지원은 어렵지만 재정지원과 학사운영지원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발표했다.

인천지역 각 대학은 학생·학부모들과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뾰족한 방안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대학 지원 방식과 규모 등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데다 지원을 받을 경우 각 대학의 자구노력 등도 반드시 병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학이 10여년 동안 등록금을 동결해 재정 상황이 여의치 않다며 소극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비대면 수업을 위한 기자재 구입 등에도 이미 많은 예산을 소진한 상태다.

앞서 대학 중 처음으로 건국대가 2학기 등록금을 감면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수면 아래 있던 등록금 반환 문제에 불을 지폈다. 정치권에서도 대학 등록금 일부 반환 재원을 3차 추경에 반영하는 방안을 추진한 데 이어 정의당 원내대표인 배진교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등록금 반환을 위한 추경 예산 편성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발의하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인천의 한 대학 관계자는 “자금력이 있는 대학과 그렇지 않은 대학은 재정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등록금 반환을 모든 대학에서 수용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향후 교육부 지침 등을 살펴본 뒤 논의를 구체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