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혁신학교를 가다 - (21) 수원 선행초등학교] 존중·배려 생활교육…서로 이해하며 자라나는 아이들
[경기도 혁신학교를 가다 - (21) 수원 선행초등학교] 존중·배려 생활교육…서로 이해하며 자라나는 아이들
  • 김중래
  • 승인 2020.06.18 20:07
  • 수정 2020.06.18 20:06
  • 2020.06.19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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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개별성 초점 생활규칙 제정
교육과정 구성 적극적 참여 유도
공동체문화 학습·자주정신 함양

교장·교무실 자유로운 왕래 눈길
갈등·고민 털어놓는 휴식처 변신
▲ 전래놀이.
▲ 전래놀이.

수원시 권선구에 있는 수원 선행초등학교는 아파트 숲에 쌓여 있다. 생태교육과 각종 문화체험활동 등 아이들의 꿈을 찾아주는 혁신교육을 펼치기도 어려웠고, 학생 수도 과밀에 가까워 학교 내 여유 공간도 부족했다.

선행초는 끊임없이 고민했다. 그 결과 부족한 공간에도 아이들이 꿈을 찾을 수 있는 교과과정을 담은 아이디어를 만들어 냈다.

학교 곳곳에 있는 화단에는 아이들이 심은 고구마 배추 등 채소가 자라고, 교장실도 아이들이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곳으로 바꿔 부족해 보였던 공간도 마련해 아이들이 꿈꾸며 중학교로 진학하는 교과과정을 만들었다.

학부모들의 호응도도 높다. 선행초 학부모회는 해마다 자체적으로 교육경험을 기록으로 남기기도 한다.

이성호 선행초등학교 교장은 “학생에 대한 이해와 학부모와의 만남, 그리고 지역과 함께 삶과 학습을 이어가며 더불어 성장을 일궈 내겠다”며 “아이들이 살아갈 힘을 키워가는 다양한 실험과 도전을 통해 현재를 직시하고 미래를 꿈꾸는 상상의 날갯짓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2학년 염색체험
▲ 2학년 염색체험

▲'앎'과 '삶' 연결하는 선행초 교육과정

선행초등학교의 교육과정은 앎과 삶을 연결하는 데 중점을 뒀다. 국가 수준의 성취기준과 각 교과의 특성을 고려하면서도 학생들이 삶과 앎의 연결지점을 찾도록 여러 교과를 통합해 주제로 구성해간다.

교육과정은 크게 ▲학생과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과정 ▲깨침공책 ▲체험학습 ▲문화예술교육 ▲온작품읽기 수업 등으로 나뉜다.

실태를 반영해 교사가 기획한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학생 중심 주제열기, 주제닫기 활동을 한다. 또 스스로 배움을 만들어가는 프로젝트 활동도 적극적으로 진행한다.

깨침공책은 학생 스스로 배움을 축적하고 성장의 과정을 기록하며, 지역사회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체험학습도 펼친다. 문화예술교육은 예술을 매개로 한 인류와 자연에 대한 이해 확장을, 온작품읽기 수업은 인문학적 감성 육성을 목적으로 한다.

특히 이 모든 과정에 '존중'과 '배려'의 생활교육이 녹아 있다.

학생 개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개별성에 초점을 맞추고 비폭력대화와 학생들의 의견을 끌어내 생활규칙 등을 만든다. 그러면서 학생마다 각자 지닌 환경과 개인의 성향을 이해하고 학생들의 주체적인 의식을 끌어내는 힘으로 만든다.

또 매년 학부모 아카데미를 통해 기초·심화연수 진행해 비폭력대화가 가정의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연수를 이수한 학부모들은 자발적으로 동아리를 구성해 지속해서 실천하고 있으며, 일정 기준이상의 연수를 받은 학부모들은 직접 3·4학년에 비폭력대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성호 교장은 “중학교에 진학한 선행초의 졸업생들이 인근 중학교에서 학급이나 전체 학년의 임원을 맡는 것은 선행초에서 수년간 존중과 배려의 생활교육을 받은 영향이라고 본다”며 “공동체 문화를 이해하며 자기 생각을 당당하게 말하는 아이들을 보면 생활교육의 강한 영향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 4학년 생태수업.
▲ 4학년 생태수업.

▲교실 말고도 … 교장실도 아이들에게 내준 선행초

힘든 아이들이 학급의 교실 외에도 갈 곳이 비교적 많은 것도 선행초의 특징이다. 학생 간의 갈등과 교사와 학생 간의 어려움이 있는 경우에 교장실이나 교무실, 기린마을(상담실) 등 아이들이 고민을 털어놓을 공간이 많다.

실제 교장실 공간도 일반적인 학교와 달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원색으로 꾸며졌고, 한쪽 편 냉장고에는 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아이스크림과 과자가 가득 들어있다.

선행초는 이렇게 아이들이 자신의 어려움을 진정시킬 공간을 마련해 교사들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성호 교장은 “선행초 졸업생들은 교사와 학교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을 갖고 있어 중학교에서도 잘 적응할 수 있는 힘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선행초 1학년 학부모는 “학부모란 길목에서 다름을 인정하고 으쌰으쌰 걸어가는 선행공동체에서는 느리면 느린 대로, 빠르면 빠른 대로, 밀어주고 끌어주며 동행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고 밝혔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 사진제공=선행초등학교

<인천일보·경기도교육청 공동기획>
 



매월 교육과정 성찰 … 교사·학생 성장 선순환

▲ 교육공동체 대토론회.
▲ 교육공동체 대토론회.

선행초에는 매월 학년별 교과과정 운영 발표 시간이 있다. 한 달간 교육과정을 운영하면서 학생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꼼꼼하게 발표한다. 또 시행착오를 전 교사들이 공유한다.

이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교사 간의 학습공동체 문화가 만들어지고 성장을 위한 학생중심교육과정을 고민하고 발전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서도 학년별 특색 있는 교육과정 사례를 공유하기도 하고, 발표자가 제시한 주제를 두고 전 교사가 토론회를 하기도 한다.

특히 이 모든 과정이 민주적 회의 체계를 통한다. 모든 교사가 참여하는 전체회의, 교장 및 교감과 부장교사들이 참여하는 부장회의, 학년별로 이뤄지는 동학년회의 등이 순환하며 이뤄지는 과정에서 교장과 교감도 1명의 참석자 이외의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

이런 치열한 토론은 선행초가 교육과정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자, 교사들의 성장동력이 되고, 아이들에게 질 좋은 교육을 펼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또 공동체 의식을 함양한 선행공동체를 만들어간다.

이성호 교장은 “선행초등학교의 비전이 '함께해서 커가는 우리, 선행공동체'이다. 그래서 공동으로 함께 활동하고, 교사들이 공동으로 성장하고, 이는 학생들의 성장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고 말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
 



'든든한 조력자' 학부모와 활발한 소통

▲ 선행제 학부모부스.
▲ 선행제 학부모부스.

선행초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민주주의 설문조사에서 항상 다른 학교보다 높은 점수를 받는다. 이는 교직원 회의 체계뿐만 아니라 학생들과 학부모의 민주주의 의식 높이기도 한몫한다.

학생들은 교육활동을 스스로 선택하고 기획하는 활동을 벌이며, 학부모는 다모임 등 정기적인 소통의 통로를 통해 바라는 의견과 제안을 상시로 학교에 전달한다.

이성호 교장은 “학교민주주의 발전 과정에서 유념해야 할 것은 얼마나 공동체성을 준수하는지다. 개인도 소중하지만 타인도 소중한 것처럼,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이 바로 공동체성”이라며 “개별성과 공동체를 얼마나 조화롭게 유지할 수 있느냐가 앞으로 선행초의 큰 과제다”고 말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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