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미술관의 정체성은 뚜렷하지 않아
근근이 유지만 되는 시설로 전락 우려
2025년 개관 예정인 인천시립미술관이 상설전시관 없이 '동시대미술'을 주된 성격으로 설정해 운영될 전망이다.

인천시는 최근 제출된 '인천뮤지엄파크 시립미술관 콘텐츠 개발 학술용역 연구보고서'를 바탕으로 미술관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추홀구 뮤지엄파크 부지 내 시립박물관과 나란히 조성될 시립미술관은 지하1층, 지상4층으로 약 1만4000㎡ 규모다. 전시실과 수장고 등을 설치하며 1149억원이 투입된다.

전시관을 채울 작품 콘셉트로는 근대와 현대 미술을 아우르는 동시대미술이 검토되고 있다.

전통과 근대 미술이 현대로 계승되는 방식을 드러내는 한편 인천 지역미술이 세계미술과 공존했던 역사의 흐름을 드러낼 수 있는 작품을 수집해 걸 계획이다.

다만 아직까지 인천미술관의 정체성은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지역작가를 중심으로 주체성을 가진 작품 전시를 하겠다는 얼개만 있을 뿐이다.

확실히 인천 미술이라고 구분되는 개성이 모호한데다가 현대미술 작가 가운데 누구나 알 수 있는 스타 화가가 부재한 때문이라고 분석된다.

이런 형편이다 보니 상설전시관조차 둘 수 없는 쪽으로 계획이 세워지고 있다. 상시 전시할 인천시립미술관만의 분명한 주제가 없다는 것이다.

상설전시관을 설치할 정도로 규모가 넉넉지 않은 것도 이유다. 시립미술관 전시시설 예상 규모는 약 4400㎡로 전시공간이 부족하고 수장고도 좁다.

이렇게 인천시립미술관이 문을 열 경우 관람객이 드물어 근근이 유지만 되고 있는 타 지역의 미술관들 신세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 제기되고 있다.

한 예술계 관계자는 “전국 광역시 가운데 시립미술관이 없는 유일한 도시인 인천에 드디어 미술관이 생긴다”며 “하지만 제대로 된 기획을 하지 않으면 미래가 밝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