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시민단체 '한강하구 평화의 배 띄우기 조직위' 꾸려 중립수역 교동대교 항행 목표
▲ 17일 인천시청 앞에서 열린 '2020한강하구평화의배띄우기조직위원회 출범 기자회견'에 참석한 관계자들이 '한강하구 중립수역 평화 바다'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남북 관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지만 한강하구 중립수역을 평화의 바다로 열어갈 배는 항해를 앞두고 있다. 인천 시민사회단체들이 '한강하구 평화의 배 띄우기 조직위원회'를 발족했다. 북한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소식이 전해졌지만 조직위는 “평화의 물결을 멈출 수 없다”며 한강하구에 띄워질 배가 평화의 마중물이 되길 기대했다.

인천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2020 한강하구 평화의 배 띄우기 조직위원회'는 17일 인천시청 앞에서 발족 기자회견을 열어 “70년 넘게 닫힌 곳이 된 한강하구 중립수역에서 7월27일 정전협정일을 맞아 평화의 배를 띄우려 한다”고 밝혔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튿날 발족을 알린 조직위는 한강하구 중립수역을 평화의 바다로 만드는 움직임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조직위는 “대북 전단 살포, 전화 연락선 단절, 남북연락사무소 폭파까지 남북 관계에 또 다시 구름이 몰려들고 있지만 평화를 염원하는 시민들의 바람은 얼마든지 먹구름을 밀어낼 수 있다”고 했다.

한강하구는 한강과 임진강, 예성강이 만나 황해로 나아가는 물길이다. 1953년 7월27일 정전협정에선 중립수역으로 설정된 한강하구에 '남북 양측 민용 선박에 자유항행을 보장'하기로 했다. 하지만 한강하구에선 “돛단배 한 척도 통행이 용납되지 않고 있는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여섯 차례 인천 시민사회가 띄웠던 평화의 배 역시 중립수역까진 나아가지 못했다. 장정구 조직위 집행위원장은 “올해에는 평화의 배를 타고 중립수역에 해당되는 교동대교까지 가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조직위는 이날 “이번 행사를 계기로 한강하구 평화의 배를 상설화하는 논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평화의 배 띄우기 행사에 앞서 오는 25일에는 강화도에서 '한강하구 평화 콘퍼런스'가 열린다. 전국의 평화 활동가가 모이는 이번 콘퍼런스에선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이 기조 강연을 하고, 토론회와 한강하구 답사가 이어진다. 다음달 7일에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한강하구 중립수역의 중요성과 의미'를 주제로 국회 토론회가 개최된다.

조직위 상임대표를 맡은 김의중 인천시 평화도시조성위원회 공동위원장은 “남북 관계가 깊은 구렁 속으로 떨어졌지만 그럴수록 더욱 평화를 추구해야 한다”며 “밤이 깊으면 새벽은 온다. 한강하구를 평화수역으로 만드는 일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