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어수선한 가운데 계절은 어김없이 변하고 있다. 이상 저온과 고온을 오가는 가운데 봄도 정신없이 지나갔다.

최근 들어서는 폭염에 가까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날이 갈수록 전국이 무더워지는 가운데 장마는 올해도 우리 곁을 찾아왔다.

기상청에서는 관측 이래 가장 이른 장마가 시작되었다고 발표했다. 6월 하순부터는 비가 내리는 날이 많아지고 7월부터는 집중호우도 예상된다고 한다.

안전운전 측면에서 다소 걱정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코로나19도 지혜롭게 이겨내고 있는 것처럼, 안전운전 요령을 미리 숙지해 장마철도 슬기롭게 이겨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빗길 운전에서 대표적인 위험요소로는 운전자의 시야 확보가 어려운 점을 들 수 있다. 내리는 비로 차창이 흐려지고 시야범위도 와이퍼 작동 범위에 한정되며 후사경이 잘 보이지 않아 후방 교통상황 파악에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비 오는 날 시야 확보를 위해 가장 신경 써야 할 것은 와이퍼다.

와이퍼는 내리는 비로 전면 유리가 흐려질 때 모터의 힘으로 유리 표면에 있는 빗물을 닦아내는 장치다.

와이퍼를 작동시켜 유리가 깨끗이 닦이는지, 이상 소음이 발생하지 않는지를 주기적으로 점검해 제때 교체해 주어야 한다.

와이퍼와 더불어 워셔액도 신경을 써야 하는데 운행 전 워셔액 부족 여부를 점검해 반드시 채워 넣도록 한다.

자동차가 물에 젖은 도로를 고속으로 지날 때 타이어와 노면이 접촉하지 않아 차량 조종이 어렵고 제동거리가 길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것이 바로 수막현상이다. 수막현상은 차의 속도와 타이어의 면적, 물이 고여 있는 높이에 비례해 발생한다. 따라서 비가 오는 날은 속도를 20∼50% 정도 줄이고 충분한 차간거리를 확보해 운전해야 하며, 물이 깊게 고인 곳은 되도록 피해서 운행하되 부득이 통과해야 하는 경우 저속으로 정지하지 않고 통과한다. 그리고 타이어에 있는 홈이 빗길 주행 시 물을 배수하는 역할을 하므로 타이어 홈에 있는 마모한계선에 도달하기 전 배수효과가 좋은 새 타이어로 교체하고 공기압을 약간 높여 운행하는 것이 좋다.

급출발과 급브레이크 조작 등은 미끄러짐이나 전복사고의 원인이 되므로 엔진브레이크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거나 브레이크 페달을 여러 번 나누어 밟는 등 기본적인 운전방법을 잘 지켜야 한다.

그리고 추돌사고 방지를 위해 전조등을 켜서 운전자의 시야를 확보하는 동시에 내 차량의 존재와 위치를 주위에 알려야 한다.

간혹 천둥 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내릴 때는 가능하면 자동차를 운행하지 않는 것이 좋은데, 부득이 운행 중이라면 번개가 칠 때는 자동차 밖으로 나가지 않아야 한다.

번개를 피한다고 차에서 내리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설령 자동차에 번개가 직접 친다고 하더라도 전류는 차체의 표면을 따라 지면으로 흐르기 때문에 창문을 닫고 차 안에 가만히 앉아 있는 편이 더 안전하다. 또한 라디오 안테나는 피뢰침의 역할을 해 번개를 불러들일 염려가 있으므로 반드시 집어넣어야 한다. 비 오는 날은 '감속 운행을 지속할 수 있는 인내가 필요한 날'이다. 빗길 교통사고는 운전자의 노력으로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다는 점을 기억하기 바란다.

 

정관목 교통안전공단 인천본부 안전관리처장·경영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