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콩강은 세계에서 가장 긴 강 중의 하나로서, 그 물줄기는 중국과 미얀마,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등을 거쳐 흐르며, 전체 길이는 약 4000㎞에 달한다. 중국 서남부와 대륙부 동남아시아 지역의 인류는 오랜 세월 그 주변에서 농업과 어업에 종사하며 공동체와 문명을 건설해왔다. 지금도 여전히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자신의 삶과 생계를 메콩강에 의존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 메콩강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 '알자지라'의 4월25일자 기사에 소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97년부터 2001년 사이의 수량 통계를 활용해 가뭄이나 홍수 등 이상 현상이 발생하지 않은 정상적인 상황의 수량 평균값을 설정했을 때, 작년에 메콩강의 상류 지역인 중국에서는 수량이 평균값보다 약간 높았지만, 하류 지역인 태국 일대에서는 평균값에 한참 못 미쳤다고 한다. 작년에 메콩강 하류 일대의 국가들은 전례 없는 가뭄을 겪었고, 이는 그 지역의 어획량과 농업 생산량에도 큰 타격을 입혔다.

중국 정부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초래한 원인이 엘니뇨 현상과 같은 자연재해에 있다고 발표했지만, 인위적인 요인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2012년에 건설되어 2014년에 완공된 중국의 누어자두댐은 윈난성 최대 규모의 댐으로서, 2만7490㎥의 물을 저장하면서 연평균 239.12억㎾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이러한 대규모 댐의 건설은 당연히 메콩강의 수량과 물길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게다가 중국은 이 밖에도 메콩강 상류 지역에 여러 개의 댐을 가동하고 있다(총 11개). 지구 온난화의 영향도 중요하지만, 중국 정부의 적극적이고 책임감 있는 대응도 필요해 보인다.

중국에서 인간의 인위적인 활동으로 인해 강물의 흐름이 바뀌는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중국 문명의 상징처럼 통하는 황허(黃河)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황허는 인간의 농경 활동이 본격화하기 전에도 지리적인 요인으로 인해 원래부터 진흙이 많은 하천이었다. 그러나 황허 중·상류 일대에서 고대 농업 문명이 발달하며 수목 파괴, 토양 침식이 가속화되어, 하류 일대에서는 강물이 자주 범람하고 물길이 몇 차례 바뀌는 등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 '치수(治水)'는 중국의 역대 왕조가 직면했던 가장 중요하고도 어려운 과제 중의 하나였다.

남방의 창쟝(長江) 유역에서도 인간의 활동으로 인한 하천 생태계의 변화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오늘날의 후베이성(湖北省) 일대에 해당하는 창쟝 중류 지역에는 원래 '운몽택(雲夢澤)'이라는 대형 호수가 있었지만, 인간의 활동으로 상류에서 유입되는 토사의 양이 늘어나면서 호수가 점점 메워졌고, 이렇게 형성된 새로운 비옥한 땅은 사람들에 의해 농토로 개간되었다. 결국 송(宋) 시기에 이르러서는 호수가 사라지기에 이르렀다.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인 후난성(湖南省)의 '동정호(洞庭湖)'도 항상 현재와 같은 형태를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2~3세기에 이 일대의 지반이 내려앉으면서 주변의 강물이 유입되어 호수가 형성되었고, 18세기까지 이러한 추세는 계속 이어지면서 호수는 더욱 확대되어갔다. 그러나 급격한 인구 증가와 '신대륙' 작물의 유입 등으로 산간 지역으로의 인구 유입과 토지 개간이 확대되면서, 19세기부터는 동정호로 유입되는 토사의 양이 늘어나 점차 수심이 얕아지고 호수의 면적도 축소되기 시작했다. 결국, 19세기 중엽부터 20세기 중엽까지의 약 100년 동안 호수의 면적이 약 6000㎢에서 3000㎢로 줄어들었으며, 이러한 추세는 현재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인간의 활동이 자연환경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한 것은 산업혁명 이후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물론, 산업혁명 이후에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환경 파괴의 속도와 범위가 확대되기는 했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인간에 의한 환경 파괴의 역사는 농업 문명의 탄생과 함께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은 오랜 농업 문명의 역사를 갖고 있으면서, 동시에 개혁개방 이후에 급속도의 산업화를 경험했다. 이로 인해 중국은 어떤 면에서는 '환경 파괴'의 대명사처럼 인식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메콩강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우리는 중국의 경험을 우리와 무관한 것으로 인식하고 비판만 해서는 안 된다. 환경 파괴는 인간의 활동이 초래한 불가피한 결과로서 인류 모두에 그 책임이 있고, 모두가 그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이원준 인천대 중어중국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