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북한이 개성공단 안에 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을 두고 경기개성공단 사업협동조합 측은 좀처럼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 일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악화된다면 자칫 개성공단 내 기업들이 줄줄이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희건 경기개성공단 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16일 인천일보와 인터뷰에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가 폭파됐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텔레비전을 켜 상황을 확인했다”며 “개성공단 가동 중단 이후 4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절박한 마음으로 개성공단 가동을 기다려왔는데, 되레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들려 당황스럽고 두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직 개성공단 입주 기업 대표들로부터 별다른 연락은 없지만 분명 모두 방송을 보며 예의주시하고 있을 것이다. 만약 상황이 심각해진다면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며 “솔직한 마음으로는 불안에 떠는 이들을 달래 주는 일이 없도록 이 문제가 잘 풀렸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통일부는 오후 2시 49분쯤 남북연락사무소에 폭음을 동반한 연기가 발견되자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지난 2018년 4월 27일 남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에 따라 그해 9월 개성공단에 문을 연 연락사무소가 19개월 만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됐다.

이 이사장은 정부와 경기도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 이번 사태에 대한 돌파구를 찾아달라고 목청을 높여 호소했다.

그는 “개성공단 내 124개 기업 중 20%는 규모가 커서 이번 사태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 다만 나머지 80% 기업들은 사실상 폐업하거나 매출이 반 토막 나거나 겨우 현상을 유지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남북관계라는 게 계절처럼 좋았다가 나빴다가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부도 분명 화가 났을 것이고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북한과 원활하게 소통해 더는 피해를 보는 개성공단 기업이 없도록 작은 돌파구라도 찾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은 지난 13일 ‘멀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임태환 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