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와 물레, 작업대가 갖춰진 지하작업실. 이곳에서 흙이 도자기로 탄생되는 과정을 직접 지켜보며 작품만들기에 참여할수 있다.

 흔히 「도예」라고 하면 전문가들이나 할 수 있는 일로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 그런데 인천의 한 어린이집이 도예작업실을 갖추고 무료로 도예를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통해 흙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눈길을 끈다.

 청솔미술어린이집(인천 연수구 청학동)이 그곳으로, 내년 1월부터 매월 첫째주 토요일은 흙을 주물러 무엇이든 만들어보려는 가족들에게 작업실을 개방한다. 볼거리를 찾아 먼길을 떠나는 것보다 집 가까이에서 청자토 옹기토 백자토 등 흙을 주무르며 가족끼리 시간을 보내는 것도 운치있는 일일 것이다. 더욱이 내가 만든 나만의 작품이 초벌구이되어 유약을 입고 재벌구이된 뒤 번듯한 도자작품으로 탈바꿈하는 과정까지 지켜볼 수 있으니 더할나위 없이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원래 이곳은 1년 미술교육 정규과정에 도예수업을 넣어 어린이들에게 도예를 가르치는 독특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 초벌구이된 원형통에 아이들이 그림을 그려넣어보는 1회성 도예교육으로 그치는 여느 어린이 집과 달리 이곳에서는 아예 물레, 가마까지 갖추고 아이들에게 체계적으로 도예를 가르치고 있다. 그러다 이왕 있는 시설을 주민들에게 열어놓아 편하게 와서 배우고 만들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원장 권동순씨가 도예교실을 마련한 것이다.

 참가자들은 지하 작업실에서 도예강사 유성중씨 설명을 들으며 작품을 만들게 된다. 흙값, 강사료 등은 전혀 없으며 단지 작품을 구울 때 필요한 가스비용 약간만 부담하면 된다. 정식 교실개방에 앞서 최근 인근 주민들에게 비슷한 기회를 준 권원장은 『작은 벽걸이, 머그컵, 장식소품 등 내 숨결이 밴 개성있는 작품을 갖고싶은 이들은 물론 손작업을 통해 건강함을 유지하고 싶은 노인 등 가족들이 찾아와 너무 좋아했다』며 『요즘같이 어려운 때일수록 가족끼리 마음을 주고받으며 하나가 될 시간을 많이 갖는 것이 좋은데, 도예도 한 방법일 것이다』고 말했다. ☎832-19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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