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구월농산물도매시장이 떠난 자리를 복합 쇼핑·문화 공간으로 개발하는 '롯데인천타운' 사업 윤곽이 빨라야 올 연말에나 구체화할 전망이다.
행정절차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담벼락이 둘러진 채 건물이 방치된 현재 모습대로 남게 된다. 점포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롯데쇼핑 측은 경영난에도 “부지 매각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롯데쇼핑은 “7월 중 구월농산물도매시장 부지 개발 제안서를 접수받아 하반기에 개발 계획안 수립을 완료하려고 한다”며 “올 연말쯤 시행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지난 2월 말 농산물도매시장이 남촌동으로 이전되면서 남동구 구월동 기존 시장 부지와 건물은 롯데쇼핑 소유가 됐다. 롯데쇼핑 측은 구월농산물시장 폐쇄와 동시에 잔금 1224억원을 포함해 총 매각 대금 3060억원 납부를 완료했다. 하지만 롯데쇼핑으로 소유권이 넘어간 지 석 달이 지나도록 축구장 9개 크기인 6만872㎡ 면적의 부지는 시장 폐쇄 당시 모습 그대로다.
인천시와 롯데 측은 지난 2015년 2월 구월농산물시장 부지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쇼핑은 인천터미널과 농산물시장 일대를 복합 쇼핑·문화 공간으로 조성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실적 부진으로 올 들어 점포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롯데쇼핑은 “구월농산물시장 부지 매각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인천터미널점과 연계한 개발로 상권을 키우는 게 우선이라는 얘기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경영 환경이 바뀌었고, 코로나19로 어려움은 있지만 바로 옆에서 백화점을 운영하는 입장에서 시장 부지를 팔아버리면 부정적 영향이 더욱 크다”며 “공동 사업도 검토해서 하반기 중으로 개발에 대한 가시적 결과물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연말 개발 윤곽이 드러나더라도 인천 '금싸라기 상권'으로 꼽히는 구월농산물시장 부지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정체된 상태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 지구단위계획 변경 승인 등 행정절차를 거치는 데 통상적으로 4~5개월 걸리기 때문이다. 앞서 시는 구월농산물시장 일대를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했다. 쪼개기식 난개발을 막고, 전체 부지의 계획적 개발을 유도하려는 조처다. 시가 지난 2월28일 고시한 특별계획구역 지침을 보면 “구월 상권의 중심 시가지 기능을 강화하고, 인천터미널과 연계된 상업·문화·업무·주거 기능을 갖춘 복합 개발을 추진”하도록 돼 있다.
시 도시균형계획과 관계자는 “롯데 측이 올해 안에 세부 개발 계획을 제출하면 내년 상반기 관계부서 협의,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 등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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