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0일까지 유창호 사진전 '미아'
사진제공=서담재갤러리

 

인천 자유공원 자락에 있는 서담재갤러리에서 중견 사진작가 유창호의 개인전 '迷兒-길을 잃은 시대'가 열리고 있다.

유창호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직업 때문에 섬을 자주 찾게 되면서 섬을 걷고 관찰하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때론 여행이 아니라 일이라는 부담을 갖게 됐지만 결국 위안이 되고 그리움이 된 섬과 섬 주민들의 표정을 주로 흑백 필름에 담은 15점이 선보인다.

이번 작품을 위해 일반적인 카메라 렌즈 앞에 설치한 바늘구멍 같은 작은 홀을 통해 적은 양의 빛을 담기 위해 긴 시간의 노출이 필요한 '핀홀 기법'으로 작업한 유창호 작가는 “2020년 예상치 못한 바이러스의 출몰은 현재 우리에게 가던 길을 멈추게 하고 인간을 당황케 했다”며 “길을 잃은 아이처럼 방향은 불투명해졌고 미아(迷兒)가 되어 헤매고 있는 우리에게 자연은 그리고 섬은 유일한 위안과 위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고 말했다.

유창호 개인전을 기획한 이애정 서담재갤러리 관장은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며 살아온 인간들의 오만에 기인하여 도래한 코로나 시대 앞에서 나약한 인간의 모습과 대비되는 자연의 진중함과 위대함을 보았다”며 “이번 사진전을 통해 섬과 바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연과 순응하며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감상하며 최근 코로나로 잃어버린 일상과 우리의 삶을 반추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담재갤러리의 네 번째 사진전인 이번 전시회는 7월10일까지 이어진다.

서담재갤러리는 1935년 일본의 경성전기 관사로 사용되던 근대건축물을 리모델링한 뒤 2015년 개관한 복합문화공간이다. 개관이래 40여회의 회화와 조형을 중심으로 한 순수미술 작품 전시를 주로 해왔다.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