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가 우리에게 준 교훈은 공존과 상생의 가치이다. 코로나 팬데믹은 순식간에 세계를 강타했고, 상호 연대와 협력을 통해서만 해결이 가능해 졌다. 경제사회 질서는 커다란 변혁을 시작했다.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되고, 언텍트 등 비대면 비즈니스가 생활의 중요한 축으로 등장했다.

시대적 전환기에 남북관계도 새로운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북한이 대북 전단 살포를 핑계로 강경 태세를 보이고 있다. 남북연락사무소 철폐를 경고하고 개성공단 완전 철거와 남북 군사합의 파기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북한이 또다시 벼랑 끝 전술을 펴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고 존엄을 내세워 대남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이며, 미국에 대해서도 전향적 대북정책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북한의 이런 행동은 남북관계를 과거로 회귀시키는 옳지 않은 조치이다. 한반도 평화에 대한 기대감을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행위다.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어렵게 형성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동력이 지금 와서 끊어져서는 안 된다. 북한은 대남 엄포가 아닌 미래 희망을 보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 머지않은 시기에 코로나 극복을 계기로 남북 및 북미관계 개선에 새로운 기회는 찾아올 것이다. 그런데 북한이 남북 관계를 파국으로 몰고 가면 다가올 기회마저 날려버리는 꼴이 된다.

북한으로서도 세계를 향해 보여주려는 신뢰가 붕괴될 것이고, 경제는 더 어려워 질 수밖에 없다. 코로나로 인해 국경 봉쇄가 5개월 넘게 지속되고 대외무역은 90% 이상 줄었다. 외화는 거의 바닥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식량 사정도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강경 태도보다는 협력의 길로 나서는 것이 체제를 안정시키고 경제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다.

코로나 이후에 경제가 더 큰 문제다. 코로나 장기화로 경제 불황이 세계를 휩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제 문제는 나 홀로 해결해 나갈 수 없는 구조가 됐다, 국가 간에 서로 협력하고 연대하며 연결하여 건강한 경제 생태계를 복원시켜 나가야 한다. 남북한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이후 닥칠 경제 위기를 남북이 함께 협력하면 좋은 해법을 찾을 수가 있고, 세계를 선도해 나갈 수 있는 경제 강국으로 우뚝 설 수가 있다.

지금 상황에서는 우리와 미국, 중국 등 국제사회는 북한이 올바른 길로 나서도록 공조하고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한다. 북한을 자극하기 보다는 신뢰를 갖고 공존 상생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 북한이 대화의 테이블로 나오게 여건을 조성하고 구체적인 지원 플랜을 제시해야 한다. 실리적인 아이템을 갖고 북한과 조용하게 협상해 나가는 전략을 펼칠 때가 됐다.

북한이 절박해 하는 교류협력부터 차근차근 실행해 보자. 첫째, 북한의 평양종합병원 건설 완공과 보건의료시스템의 전면 개선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둘째, 북한의 식량 문제 해결과 농업 생산 증대를 위한 국제기구의 지원이 전향적으로 이루어져 한다. 셋째, 곧 여름 장마철이 다가오면 북한의 황폐화된 산림으로 홍수 피해는 불가피한데, 이는 북한 식량 사정을 더 악화시킬 것이다. 대북 산림녹화 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가야 한다.

비온 뒤에 땅이 더 굳는다는 속담이 있다. 지금의 남북 위기를 잘 극복해서 한반도 평화가 더욱 공고화되고, 함께 번영으로 가기 위한 길이 열리도록 우리 모두 공존과 상생의 지혜를 모아 나가자.

 

조봉현 IBK 북한경제연구센터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