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수구의 '나눔냉장고'가 이웃사랑의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말 그대로 냉장고를 이용해 마을 내에서 먹거리를 서로 나누는 사업으로 연수구가 올해 처음 설치했다. 후원 식품이 냉장고를 가득 채우면 후원 대상자로 지정된 가정들에서 행정복지센터의 나눔냉장고에 들러 필요한 식품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이처럼 간단한 이웃사랑 채널이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기대 이상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것이다.

인천 연수구 옥련2동은 지난 3월 행정복지센터에 '연수마을 나눔냉장고'를 처음으로 설치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연수구 연합모금액을 재원으로 시작된 사업이다. 개인이나 기관•단체 등에서 후원한 식품을 보관하는 나눔냉장고는 취약계층의 먹거리 문제 해결에 제 역할을 톡톡히 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연수구 지역내 식자재마트와 급식납품업체 등 두 곳에서 식품을 정기적으로 후원하고 있다. 식자재마트는 채소와 과일을 매주 30명이 먹을 수 있는 분량으로 소분해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또 급식납품업체는 매주 1㎏짜리 김치 30봉지와 잡곡 30인분을 지원하고 있다. 후원 대상자로 지정된 가정에서 매주 목요일 오후 나눔냉장고에 들러 필요한 식품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5월 말 기준 63세대가 이 혜택을 보고 있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연수구는 7월부터는 옥련2동 외 4개 동 행정복지센터에 나눔냉장고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또 코로나가 진정세로 접어들면 재래시장에서도 지정 후원가게를 확보하는 등 후원 참여를 확대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사태는 취약계층들부터 더 힘들게 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사회적 또는 생활 속 거리두기는 한 때 이웃사랑의 가교마저 단절시킬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았다. 그러나 코로나 한파 속에서도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을 먼저 생각하는 보이지 않는 나눔의 온정은 살아있었던 것이다. 주민들이 스스로 나서 자신들 힘으로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다는 공동체 의식은 참으로 소중하다. 이웃사랑이 꼭 거액의 기부금이나 후원금으로만 가능한 것이 아니다. 콩 한쪽도 어려운 이웃과 나눠 먹겠다는 따뜻한 마음과 마음들이 연결되면 언제 어디서든 이뤄 질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