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속 등교 첫날, “마스크 벗지 마세요. 떠들지 마세요”라고 큰 목소리로 지시한 전북 한 초등학교 1학년 교사가 '담임교체'를 요구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 A초등학교와 전북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이 학교 담임 교사가 학부모로부터 담임교체 요구를 받았다. 문제는 초등학교 1학년 등교수업 첫날인 지난달 27일 생겼다. 학생들은 물론 교사들도 긴장한 이날, 담임 교사는 교실에서는 “마스크를 벗으면 안돼요”, 급식실에서는 자기 반 아이들 가운데 한 명이 자꾸 움직이고 떠들어서 “조용히 하세요. 떠들지 마세요”라고 큰소리로 지도했다고 한다. 교사도 학생에게 존댓말을 쓰도록 한 이 학교 방침에 따라 담임 교사는 큰소리를 내기는 했지만 존댓말을 썼다고 한다.

교육부의 유·초·중등 및 특수학교 코로나19 감염예방 관리지침 중 '생활 속 거리두기 실천 위한 학교 운영(예시)'을 보면, ▲책상을 매일 수시로 닦기 ▲학교 일과시간 중에는 마스크 상시 착용 ▲마스크 착용 중 이상반응(호흡곤란, 어지러움, 두통 등)이 발생할 경우 마스크를 벗고 증상이 완화되면 마스크를 다시 착용하되, 이상반응이 지속될 경우에는 보호자에게 연락 후 귀가조치 ▲교사는 수업 중 학생과의 충분한 거리를 확보하며, 학교실정에 따라 가림막 또는 개인별 투명안면보호구 등 사용가능 ▲학생 간 최대한 거리를 확보할 수 있도록 책상 배치 ▲학생 간 접촉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수업시간 및 쉬는 시간 조정 ▲초등학교의 경우는 일괄 쉬는 시간 지양하고 학급 단위로 자율적으로 조정.

▲등하교 또는 출퇴근 시간, 휴식시간, 점심시간 교차 실시 ▲비말 또는 접촉감염이 발생할 수 있는 학습활동 제한 ▲식사 시 일정 거리를 두고 식사하기 ▲실내 휴게실, 다기능 활동 공간 등 다중이용공간 일시 이용제한 ▲집단행사, 소규모 모임, 출장 등 연기 또는 취소 ▲학생들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수업자료를 이용하는 교육활동 자제 등으로 학교와 교사에게 생활방역 일체를 모두 맡기고 무한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학교는 지침에 의해 방역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학교 현장은 지침보다 더 역동적이며 다양한 사례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교육부는 일선 학교에 “담임교사를 통해 매일 등교 전 모든 학생의 (자가진단) 실시 여부를 확인하라”며 “실시하지 않은 학생을 교실 입실을 통제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내려보냈다. 공문에 따르면 교사는 매일 자가진단 참여 여부를 정리해 서면보고해야 한다.

한때 교직을 천직(天職)이요 성직(聖職)이라던 것이 언제부턴가 교직은 노직(勞職)이 됐다. 아이들과 학부모에 부대끼고 행정업무에 시달리는 힘들고 때론 고통스러운 자리가 됐다. 지금 교사들은 학생 발열체크를 하루에 4번 하고 학생 책상까지 직접 닦는 등 학생안전을 위해 아주 예민하고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 등교방역의 최전선은 교실이고, 그 안에서 교육과 함께 방역도 제대로 이뤄지도록 학생들을 이끌어야 하는 책임도 교사에게 맡기고 있다. 이젠 등교방역 최전선에서 교사가 해야 할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선 코로나19 방역 규칙과 수칙을 잘 지키도록 지도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학생들이 학교가 제시한 규칙과 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을 경우 교사가 이를 강제할 수단이 없다는게 문제다. 보다 많은 학생들이 제시된 방역 규칙과 수칙을 제대로 지키도록 코로나19 상황이 발생했을 때 곧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교육시킬 방안이 필요하다.

교사들에게만 무거운 짐을 지워서는 안된다. 코로나19 국난의 위기 속에 교육현장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것은 수많은 무명교사들이다. 그렇기에 등교수업과 관련해 무엇보다 학교 구성원 안전과 교권보호가 최우선돼야 한다. 누가 분담할 것인가. 당연히 국가와 사회, 가정과 학생이다. 국가는 철저하고 세세한 제도로 교사를 뒷받침해야 한다. 사회는 교사의 지위와 위신을 보호해야 한다. 만연한 교권침해는 교사 개인의 인권을 넘어 학생의 학습권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교육활동 보호를 위해 학교교권보호위원회의 분쟁조정 권한을 강화하고, 특히 개정된 교원지위법에 따라 관할 교육청은 피해교원 요청 시 교권침해 당사자를 고발하는 강력한 조치에 나서야 한다.

 

기원서 전 송도중학교 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