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보고서


의회에서 6월은 1차 정례회가 열리는 달이다. 1차 정례회의 붙박이 안건은 전년도 결산검사다. 결산검사는 전년도 예산이 의회가 확정한 대로 집행되었는지? 부채와 자산은 잘 관리되고 있는지? 예산의 이용, 전용, 이체사용, 예산의 변경 등은 절차대로 이루어졌는지? 등등 여러 관점에서 시 회계를 감사하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감사라는 이름이 아니라 검사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큰 구속력이 없다. 결산에 문제가 있으면 그냥 불채택하고 넘어간다. 사후적 재정통제 수단으로 구속력은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1차 정례회 때 결산검사를 보고하는 국장님마다 '어디에 얼마를 집행했고 집행률이 100%다, 99%다, 예산을 차질 없이 다 잘 집행해서 사업을 성공리에 수행했다....' 현기증이 났다. 정말 예산을 다 쓰기만하면 성과는 자연히 따라오는 걸까? 사업수행 중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예산 사용을 멈추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렇게 계획했지만 사업계획을 수정해서 예산을 절감했다.' 이런 보고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재정은 정말 계획대로 쓰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일까? 의원들도 모두 '계획대로, 계획대로' 진행하지 않은 것을 질타하니까….

시 정부가 의회에 제출해야 하는 기본서류가 여러 가지 있는데, 몇 해 전부터 제출 부속서류에 예산의 성과보고서가 추가되었다. 재정의 집행목적이 시장을 보완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지만 기업처럼 예산대비 성과도 따져 보자는 거다. 물론 아동수당, 기초노령연금 등 집행만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사업도 있지만, 집행을 다 했으니, 잘 수행했다가 아니라 혜택을 받는 사람들은 만족하고 있는가? 예산을 다 집행했더라도 만족시키지 못 한 부분은 무엇이고 어떤 개선이 필요할까?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 전달하는 사람들은 친절하게 전달하고 있는가? 등등 하라고 하니까 한다는 식으로 성과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개선을 목적으로 성과보고서가 작성되기를 바란다.

사업수행자 입장에서 선정되어있는 집행률 위주의 성과목표는 과감히 사업수혜자 입장의 만족도 등으로 목표가 수정되어야 할 것이다. 단위사업별 성과지표를 선정할 때에도 정책사업 목표 달성에 기여할 수 있는 지표가 선정되어야 할 것이다. 시 정부가 성과보고서를 옥상옥으로 생각하지 말고 예산의 환류를 위한 중요한 도구로 받아들인다면 한 번 더 생각하는 예산편성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2019년 결산검사에 대해 결산검사 대표의원을 맡았던 당사자로서 이번 정례회 기간 중 실시되는 결산검사에서 상임위마다 성과보고서가 얼마나 충실하게 작성되었는지 치열하게 토론되는 상임위장을 만들어주기를 37명 시의원들에게 당부드린다. 예산 집행의 성과가 사업수행자의 입장이 아니라 사업 수혜자의 입장에서 다루어질 수 있을 때 시 정부 정책에 대한 시민의 만족도도 올라가고 사랑받는 시 정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