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회·김동화·이성종 학생 등 4명
강의 낯선 후배 위해 교재해설서 마련
수익 일부는 장학금으로 기부도
▲ 일반수학 교재를 설명한 전자책 '미적분학 해설'을 발간한 인하대 수학과 (왼쪽부터)이영회, 김동화, 진영훈 학생이 전자책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제공=인하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대학가에 온라인 수업이 이어지면서 대학 강의가 아직은 낯선 후배들을 위해 선배들이 나섰다.

인하대는 수학과 학생들이 모여 신입생이 주로 수강하는 '일반수학' 교재 해설서를 전자책으로 만들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전자책 판매수익금 중 일부는 교내 장학금으로 기부해 그 의미를 더했다.

수학과 4학년 23살 동갑내기 이영회, 김동화, 이성종 학생과 3학년 진영훈(22) 학생은 지난 3월 '일반수학' 과목 교재를 설명한 전자책 '미적분학 해설'을 내놨다. 모두 180쪽으로 이뤄져 있고 문제 1000여개와 그에 대한 풀이 과정을 상세하게 담았다. 온라인 전자책 판매 사이트 '부크크'에서 구매 가능하다.

이들이 만든 해설서는 나오자마자 '인기 폭발'이다. 일반수학은 이·공과대학생 1학년이면 필수로 수강해야 하는 과목이라 이미 1000명 넘는 이들이 이를 구매했다. 새 학기가 시작하면 다시 판매율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폭발적인 인기를 끈 데는 1학기 전면 온라인 수업이 한몫했다. 일반수학은 1학년에게는 어려운 과목인 탓에 온라인 강의만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여기에 올해 교재를 전면 개정하면서 기존 해설서는 무용지물이었고 수학과 교수들이 자체 제작한 교재라 다른 해설서를 구하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이영회 학생은 “교재에 있는 문제가 모두 바뀌어 새로운 해설서가 필요하다고 하니 우리가 한번 만들어보자며 자연스럽게 진행했다”며 “큰 부담 없이 수학 문제 풀면서 쉰다는 기분으로 조금씩 하다 보니 네 명이 모든 문제를 풀어내는 데 1달~1달 반 정도 걸렸다”고 말했다.

의외로 좋은 반응 덕분에 수익금이 생기자 기부하자는 의견으로 이어졌다. 학교 후배들이 기꺼이 찾아준 만큼 기부처는 학교로 정했다. 이들이 전한 장학금은 50만원이다.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이들에게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진영훈 학생은 “지난 4월 입대한 이성종 형이 평소 이루고 싶었던 일 중 하나가 기부였다”며 “마침 학교에서 코로나19 장학금 '인하 함께 나눔'을 모금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해 기꺼이 이곳에 수익금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