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눈앞…단 한건의 징계없이 마무리
대통령 표창·존경하는 공무원 등 귀감
“코로나 마무리 못하고 떠나 안타까움
새로운 길 제2인생에 설렘…만감 교차”

“지난 40년의 공직생활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게 빨리 지나간 것 같습니다.”

젊음과 열정 대부분을 공직에 몸담아온 이명로(60·사진) 의왕시 자치행정국장이 퇴직을 며칠 앞둔 시점에서 수십 년 지난날을 회고하며 웃음을 지었다.

모든 청춘과 중년을 오로지 주민과 의왕시를 위해 일해온 이명로 국장은 “일을 마치려 하니 많이 아쉽기도 하고 특히 지난 1월 말부터 시작된 코로나19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공직을 떠나는 것 같아 조금은 안타까운 마음이다”며 “지금까지 해보지 못한 새로운 길을 찾아 떠나는 제2의 인생이 설렘과 기대감으로 다가와 만감이 교차한다”고 새로운 도전의 꿈을 엿보이며 의왕시청의 뒤안길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이 국장은 군포시에서 공직생활을 마무리한 아버지의 영향으로 공직에 첫발을 들여놓은 이후 청렴결백한 자세로 긴 세월 징계도 단 한 건 없이 40년 공직생활을 아름답게 마무리해 후배들에게도 귀감이 되고 있다.

이 국장은 공직생활 중 가장 흐뭇하고 기억에 남는 세 가지를 소개했다.

첫 번째, 1991년도에 의회 사무과로 발령받아 30년 만에 부활한 지방의회가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조례정비, 행정사무감사, 예산안 심의 등을 연마해 현재의 시의회의 기틀을 마련했던 일을 회상했다.

또 상하수도사업소를 신축하는 과정에서 창단멤버로 참여해 현재 깨끗하고 충분한 물이 시민들에게 공급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던 일을 두 번째 사례로 들었다.

세 번째는 1997년 4월부터 도시개발사업소에 발령받아 근무하면서 내손동 갈미 택지개발이 원만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현재 우리나라에서 매출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는 내손동의 한 대형마트를 유치해 시민들이 인근 도시를 방문하지 않아도 지역에서 만족한 소비활동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데 큰 역할을 수행했던 일들을 기억했다.

이 밖에 민원지적과장으로 근무하면서 시민 입장에서 이용이 편리하도록 환경개선과 민원행정 개선을 추진해 대통령 기관표창을 받은 일은 공직자로서 자신에게 줄 수 있는 좋은 성적으로 자평했다.

직원들과 격의 없이 어울리는 두주불사(斗酒不辭)형의 공무원으로도 유명했던 이 국장은 의왕시 공무원노조에서 직원들로부터 조사한 가장 존경하는 간부공무원에 3년 연속 선정돼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이는 그의 공무원 생활의 성적표를 함축적으로 설명해 준다.

이명로 국장은 “건강과 청춘을 바쳐 열심히 최선을 다한 세월이었다”며 “함께 일한 동료 및 선후배들, 시민들과 가족 모두에게 퇴직의 영광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의왕=김영복 기자 yb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