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산하 국제경영원이 코로나19의 재확산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골프대회를 열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전경련 부설기관인 국제경영원은 지난 25일 경기도 화성 리베라CC에서 '제56회 전경련 총동문 골프회장기 친선골프대회'를 최고경영자과정 교육프로그램을 이수하는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했다.

서울 이태원클럽 발 6차 감염 소식이 전해지면서 방역당국과 국민들이 긴장에 휩싸인 이날 참가자들은 아랑곳없이 골프를 즐겼다고 한다. 코로나 사태 와중에서 펼쳐진 진풍경이다.

게다가 일부 참가자들은 라운딩을 하는 동안은 물론 골프하우스 실내에서조차 마스크를 쓰지 않아 골프장 관계자들을 걱정하게 만들었다. 해당 골프장의 '마스크 미착용 시 입장 불가' 방침과도 배치된다. 일부 회원들이 바이러스 감염 우려 등을 이유로 골프대회 참석을 거부했음에도 국제경영원 측이 행사를 강행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금 시국이 어떤 상황인가. 비록 생활방역 체제로 전환됐다고는 하나 바이러스가 다시 확산되는 기미를 보이면서 방역당국과 국민들 사이에 불안과 우려가 교차하는 현실이다. 골프장에서의 바이러스 감염 위험은 차치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사회 분위기 속에 골프잔치를 열어도 괜찮다는 인식이 놀랍다.

대부분의 체육대회가 중단되고, 자영업자와 중소상공인들은 코로나 사태로 직격탄을 맞아 시름 속 나날을 보내고 있는 실정에서 상대적으로 사정이 여유 있는 대기업의 관련단체가 지원방안을 모색하지는 못할 망정 골프행사를 진행한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

비록 대기업들로 구성된 전경련의 부설기관이 골프대회를 개최했다지만 국민들의 정서와 동떨어진 행위는 대기업의 이미지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 '전경련 총동문 골프회장기 골프대회'라는 타이틀이 걸린 만큼 어떤 경로로든 전경련 측이 대회 개최를 사전에 인지했을 것이다. 전경련은 코로나 사태로 무너진 경제의 회복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야 할 책무가 있다. 그것이 우리나라 경제계 대표라는 위상에 걸맞는다. 또 부설기관이라고 해서 그 책임을 피해갈 수 없는 것이다. 때아닌 골프타령을 한심하다고 보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