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장애로 봉사활동 어려워
190여 차례 팔 걷어 … '유공장' 수상
혈액 수급난에 “헌혈 동참을” 호소

“장애가 있는 저에게 헌혈은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수단입니다.”

안성 공도읍 행정복지센터의 마스코트 남재우(48) 주무관은 지역 내 유명 인사다. 그는 20년 동안 헌혈을 무려 190여 차례나 한 '헌혈왕'이다.

말끔한 옷매무새에 온화한 미소로 시민을 맞이하는 남 주무관은 26일 헌혈봉사의 밝은 에너지를 전했다.

“2001년 첫 헌혈을 시작했습니다.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활동을 하고 싶었지만 4살 때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갖게 된 장애가 걸림돌이 됐죠. 우연히 헌혈버스 한 대가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무슨 생각이었는지 헌혈버스에 올라 대뜸 물었죠. '제가 장애가 있는데 헌혈을 할 수 있을까요?'라고요. 헌혈 버스에 있던 간호사가 '헌혈에는 장애가 없다'고 분명하게 대답했습니다. 이거다 싶었죠.”

남 주무관은 장애를 가진 자신이 지역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헌혈봉사라는 결론을 내렸다. 헌혈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며 세상에 따뜻함을 전하고 있다. 그는 적십자가 헌혈 횟수에 따라 수여하는 유공장인 은장(2010, 30회), 금장(2013, 50회), 명예장(2015, 100회)을 연달아 수상했다.

“헌혈 횟수가 중요하진 않다고 생각해요. 횟수야 어쨌든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마음과 비록 장애를 가졌지만, 지역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한 거니까요.”

헌혈에 대한 기피 현상으로 안 그래도 부족한 혈액이 최근 코로나19까지 더해지면서 수급난에 처했다. 남 주무관은 혈액 수급난도 보다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헌혈봉사 릴레이로 일정 부분 해결 가능하다고 믿는다.

“헌혈하면 몸에 해가 가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헌혈을 통해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어요. 매번 피검사가 이뤄지니 정기적으로 건강상태를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소중한 생명을 구하는데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 싶다면 원활한 혈액 수급이 가능하도록 헌혈에 동참해 주십시오.”

건강이 허락하는 한 헌혈을 계속하겠다는 남 주무관은 더불어 사는 따뜻한 세상을 위해 보다 많은 사람이 헌혈에 나서달라고 부탁했다.

/글·사진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