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은 미래를 선택한다”


'당심(黨心)은 결코 민심(民心)을 넘어설 수 없다.' 미래통합당 당적을 지우고 악전고투 끝에 4선의 고지에 오른 무소속 윤상현 국회의원(동구·미추홀구을)이 지난 4•15 총선서 뼈저리게 느낀 교훈이다. “민심은 미래를 선택한다”고 그는 거듭 강조했다.

21대 총선서 야권의 참패는 예견된 결과였다고 진단했다. 시대변화에 대한 무응답, 성찰 없는 정권심판론, 전략 부재 등이 똬리를 튼 총체적 난맥상이 '회초리 민심'을 불렀다는 것이다. 윤 의원은 자신에게 보낸 미추홀구 주민의 믿음과 신뢰에 무한 감사를 표시했다. 신의와 보은의 정치로 보답하겠다고 고개를 깊이 숙였다.

“컷오프가 결정됐을 때 고민을 참 많이 했죠. 당의 지시를 따라야 할지, 아니면 주민의 명령을 좇을지…” 원칙도, 기준도 없는 공천에 대한 그의 분개는 곧 참담함으로 바뀌었다. 당이 매년 당무감사와 후보경쟁력에서 수도권 최상위권이었던 그를 내치고 인천시장을 지낸 다른 지역구의 3선 국회의원을 꽂은 탓이었다.

“문재인 정권 심판론을 내세운 야권 후보가 선거운동 기간 내내 여당 후보와 싸우기는커녕 무소속인 저를 향해 파상공세를 펴는데 정말 자괴감마저 들더라고요.” 윤 의원은 그럴수록 주민들을 만났다. 거기서 얻은 그의 확신은 '당심은 절대 민심을 넘을 수 없다'였다. 그 민심은 더욱 낮은 자세로 지역과 이념, 생각의 틀을 깨는 통합의 정치였다.

“인천은 명실상부한 국내 3대 도시입니다. 정치적으로나 사회•문화적으로 그에 걸맞은 위상을 강화해야 합니다. 그 중심은 역시 사람입니다.” 인천이 21세기 국제사회를 이끄는 도시로 크려면 '패러다임 쉬프트(Paradigm Shift)'가 절실하다는 게 윤 의원의 생각이다.

그 핵심은 사람을 키우는데 있다고 그는 확신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행정부나 사법부, 입법부 인사들이 밀•썰물처럼 빠지고 밀려듭니다. 모두 특정지역 인사들로 인천인은 찾아보기 어렵죠. 지금이라도 인재를 키워 4년 후, 10년 후를 준비해야 합니다.” 그는 인재 양성으로 패러다임 시프트를 일구는데 최선을 다할 각오다.

“공약을 실천하려면 협의기구도 필요합니다. 인천시와 적극 논의하고, 중앙정부와 여당과도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가겠습니다.” 윤 의원은 '역사문화가 살아있는 쾌적한 미추홀구'를 슬로건으로 신·구도심 균형발전을 위한 5대 대표공약도 내놓았다.

도심재생 기폭제로 인천의 랜드마크 수봉산 '한빛타워' 건립, 제물포역~용현시장~인하대역~학익법조타운~문학전통거리~인천터미널 간 인천지하철3호선 건설, 첨단 다목적 대표도서관 건립, 인천대로에 대규모 도심녹지축 조성, 학익유수지 매립을 통한 '정보통신기술(ICT)-항만물류기업 클러스터' 조성 등이다. 그는 우선순위를 가려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다.

“자유 우파와 진보 우파의 통합과 화합을 이뤄내 지역과 이념, 세대, 정당의 벽을 넘어설 큰 틀의 야권 재편을 추진하는 것이 먼저죠.” 그는 복당 여부와 시기는 그리 중요치 않다고 말한다. 그 보다는 중도를 껴안아 외연을 확장하는 '야권 대재편', '진보우파로의 제3의 길' 등 그랜드플랜이 먼저라는 견해다. 중도성향을 비롯해 합리적 진보층까지 아우르고, 지역적으로는 수도권과 호남지역으로 폭을 넓히는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복당 여부와 시기는 주민들의 뜻에 따르겠다는 복안이다.

그는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합당 논의에 대해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지금은 '슈퍼여당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견제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할 때죠.” 180석(여당) 대 103석(야당)으로 보수정당이 역대급 참패를 당한 정치판의 현실을 바로 봐야 한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상황이 변한 만큼 무조건적인 합당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얘기다.

“그래도 국민은 개헌저지선을 만들어주셨습니다.” 윤 의원은 자신을 포함해 야권이 성찰의 자세로 국민의 질책과 책망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문재인 정권 3년을 심판해달라고 호소했던 야당에게 국민들이 회초리를 든 이유를 곱씹어봐야 한다는 것이다.

윤 의원은 “오만과 자만의 굴레를 깨고 민의를 받들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정환 기자 hi2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