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구의 숨은 '벚꽃·단풍명소'
이곳이 화약공장이었다고?
'한화기념관' 보고 비로소 실감

 

 

 

 

 

/ 제1기 시민기자단 조연희<br>
/ 제1기 시민기자단 조연희


'무심코 거닐던 공원이 알고 보니 화약공장 자리였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으시죠.

바로 인천 남동구 소재 늘솔길공원을 말합니다. 아름다운 공원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이곳에 화약공장이 있었다는 사실을 쉬이 믿기 힘듭니다. 산책로를 따라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한화 기념관을 둘러보고 나서야 비로소 이곳에 공장이 있었다는 걸 실감하게 됩니다.

한화 기념관은 2006년 한화 인천공장을 이전하며, 이곳의 발자취를 기념하기 위해 설립됩니다. 본관과 화약 제조 공실, 성 디도 채플 등 다양한 건물과 공간으로 구성해 인천 화약공장의 추억을 담고 있습니다.

매년 봄이면 호수를 따라 식재된 벚나무에 팝콘 터지듯 벚꽃이 피어납니다. 늘솔길공원은 인천 남동구의 숨은 벚꽃 명소이자, 붉게 물든 가을 단풍 명소로도 손꼽힙니다.

계단 없이 쭉 뻗은 무장애나눔길은 휠체어를 탄 보행약자도 공원 내 모든 구간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또 모든 구간에 설치된 안전바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아장아장 걷는 어린아이들도, 무릎이 아파 걷기 힘든 어르신들도 모두 함께 즐기는 이상적인 공원의 모습이 아닌가 싶습니다.

강원도 산자락에서 볼법한 양떼목장도 늘솔길공원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해마다 봄이면 어김없이 어여쁜 새끼 양이 태어나 '메에~~ 메에~~' 소리 내며 공원 이용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데요. 2014년 친환경 공원 잔디 관리를 목적으로 도입한 면양 7마리가 출산 등으로 가족이 늘어 북적거립니다. 그 수를 정확히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30여 마리는 되지 않을까 짐작해 봅니다. 푸근하고 귀여운 면양을 보기 위해 늘솔길공원을 찾는다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그 인기가 대단합니다.

메케한 화약 냄새를 풍기던 자리에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푸른 숲이 채워졌습니다. 빼곡히 자란 편백 숲은 흙바닥과 자연을 배경으로 한 아이들의 즐거운 숲놀이터로 '까르르~'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 늘솔길공원의 유쾌함을 담당합니다. 숲과 자연을 벗 삼은 놀이터에서 아이들은 인내와 용기를 배웁니다.

그 옛날 화약 공장이 있던 시절, 이곳이 공원이 될 거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을 겁니다. 또 누군가는 공원이 되는 것을 반대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결국 화약 공장이 떠난 자리는 주민들의 아늑한 쉼터가 됐습니다. 이곳에서 우리는 단순히 편안한 휴식을 취하는 것을 넘어 자연과 공생하며 살아가는 법을 배웁니다.

 

/도시재생센터 시민기자단 블로그 blog.naver.com/iurcblo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