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연내 개방 예정인 남측부지
하반기에나 토양오염 정화 용역 착수

인천시, 구역 분리 후 야구장 우선 공개 요구

'즉시 반환'이 발표된 지 반년이 지나도록 문이 닫혀 있는 인천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의 연내 개방이 불투명해졌다. 우선 개방 대상인 야구장이 포함된 남측 부지의 토양오염 정화는 빨라야 연말에나 착수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는 구역을 분리해 야구장 먼저 개방하자고 국방부에 요구하고 있다.

25일 인천시와 더불어민주당 홍영표(부평구을) 국회의원실 관계자 설명을 종합하면 최근 시와 홍 의원, 국방부가 캠프마켓 개방을 놓고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시는 야구장이 있는 남측 부지의 개방 일정을 앞당겨 달라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정부가 캠프마켓을 포함한 주한미군 4개 기지의 즉시 반환에 한·미 양측이 합의했다고 발표한 이후에도 시민에게 개방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캠프마켓은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뉜다. 1단계 반환 구역은 북측 부지와 남측 부지로 구분됐는데, 북측 부지(10만9961㎡)는 독성물질인 다이옥신 등에 토양이 오염돼 정화 중이다. 실증시험을 마치고 오는 7월 착수 예정인 본 정화는 2022년 하반기에나 마무리된다.

1단계 남측 부지(11만3056㎡)는 야구장이 위치한 우선 개방 대상이다. 지난해 말 즉시 반환 발표 당시 인천시는 야구장 부지에 주민참여공간인 '인포센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계획대로라면 인포센터는 올 5월 설치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남측 부지에서도 토양오염 절차가 진행되고, 구역 분리가 늦어지면서 일정이 꼬였다. 남측 부지 또한 중금속·유류 오염이 확인됐는데, 국방부는 토양오염 정화 기본설계를 상반기에 마칠 예정이다. 실시설계와 정화 용역은 하반기에 착수된다. 실시설계에만 6개월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시는 야구장 오염 토양을 정화구역으로 옮기면, 야구장만이라도 우선 개방이 가능하다고 봤다. 당초 국방부도 이런 계획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려면 펜스를 설치하고 정화 구역을 분리해야 하는데, 이 단계부터 가로막힌 것이다.

캠프마켓의 나머지 구역으로 제빵공장이 포함된 2단계 반환 구역(21만6983㎡) 전망도 불투명하다. 빵공장은 평택 미군기지 공사가 끝나야 이전된다. 올 하반기에는 캠프마켓에서 빵공장이 나갈 것으로 보였지만 평택 기지 공사가 지연되면서 일정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현 상황에서 야구장이 우선 개방되려면 1단계와 2단계 구역 경계가 펜스로 분리되고, 1단계 남측 부지에서도 오염 구역과 야구장 사이에 추가로 펜스가 놓여야 한다. 즉시 반환 발표 이후에도 구역 간 복잡한 상황 때문에 개방 시점도 불투명해진 것이다. 시 부대이전개발과 관계자는 “최근 간담회에서 국방부가 펜스 조기 설치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