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병원, 음·양압 듀얼 수술장 설치
박병준 교수팀, 포상기태 임신부 치료

 


명지병원이 해외 입국자로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던 코로나19 의심환자 수술을 국내 처음으로 성공했다.

25일 명지병원에 따르면 미국 뉴저지주에 거주하는 재미 교포 38세 여성은 포상기태(Hydatidiform Mole) 진단을 받고 미국 내 여러 병원을 찾아 수술을 받으려고 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수술을 거부당하면서 지난 10일 급하게 귀국했다.

포상기태는 자궁 내 임신의 과정 중 영양막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하는 질환으로 치료를 미루면 악성 종양으로 발전할 수 있어 신속한 수술이 필요하다.

하지만 귀국 후 여성은 해외 입국자로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해 신속한 치료가 불가능했다. 또 대부분 병원이 1차 검사 결과 음성판정을 받았더라도 언제 코로나바이러스가 발현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선뜻 수술에 나서지 않았다.

이에 명지병원은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만든 음·양압 듀얼 수술장을 이용해 여성의 수술을 진행했다.

음·양압 듀얼 수술장은 수술장에 음압시설을 설치, 내부 공기압을 낮춰 공기가 항상 수술장 안쪽으로만 흐르도록 설계해 바이러스나 병균으로 오염된 내부 공기가 외부로 배출되지 않도록 조절하고 다른 수술장의 감염과 오염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수술실이다.

명지병원 산부인과 박병준(사진) 교수를 비롯한 의료진은 수술복 위에 규정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음압수술장에서 이 환자의 자궁흡입소파술 수술을 성공리에 마쳤다.

이 여성은 지난 12일 수술을 받고 현재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병준 교수는 “앞으로 코로나를 비롯한 감염병 시대를 살아가면서 감염의 위험 때문에 신속하게 치료와 수술을 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명지병원은 음·양압 듀얼 수술장을 점차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양=김도희 기자 kd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