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지역 주민들에게 따뜻함을 전해주는 뜨개질을 하고 싶어요.”

이길녀(74·사진)씨는 인천 옹진군 연평도에서 '뜨개 선생'으로 통한다. 이씨는 수세미, 모자, 옷 등 털실로 못 뜨는 게 없을 정도로 상당한 실력의 소유자다. 이씨에게 뜨개질을 배우고 싶은 지역 주민들은 연평도종합회관 2층에 뜨개방을 마련하기도 했다.

현재 이씨와 연평도 지역 주민 7명은 옹진군자원봉사센터 소속 '연평 뜨개방 봉사단'으로 활동하고 있다. 뜨개 작품을 만들어 섬 지역에 나누고 있다.

이씨는 “집에서 혼자 뜨개질을 했는데 지역 주민 중 한 사람이 뜨개질을 가르쳐 달라고 해서 서너명을 가르치던 게 시작이 돼 지금은 봉사단까지 꾸려졌다”며 “손재주가 조금 있는 것뿐인데 지역 주민들이 배우고 싶다고 말하며 찾아오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이씨는 육지에서 뜨개질을 배워왔다. 20대 때 뜨개질 학원에 다니면서 꽃과 꽈배기 모양내기 등 다양한 뜨개 기법을 배웠다.

그는 “원래 육지에서 살다가 남편이 연평도로 발령을 받아 섬에 들어오게 됐다. 이후 연평도가 너무 좋아서 정착했다”며 “육지에서 뜨개질 학원에 다녔던 기억을 더듬어 가며 뜨개질을 하고 있다. 부족한 부분은 도안 책을 사서 배우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어버이날엔 손뜨개로 카네이션을 만들어 덕적도, 대청도 등에 전달했다. 이뿐 아니라 뜨개질을 해서 목도리, 수세미 등 생활용품을 만들어 바자회를 열기도 했다. 바자회에서 거둬들인 수익은 불우이웃을 돕는데 보탰다.

호응은 기대 이상이다. 이씨의 뜨개 작품을 받은 섬 지역 주민들은 감사의 말을 꼭 전해달라고 당부한다.

옹진군자원봉사센터 관계자는 “이길녀 선생이 만든 뜨개 작품은 섬 지역 어르신들에게 따뜻함을 안겨준다”며 “어버이날 등 행사가 있을 때 빼놓지 않고 뜨개 작품을 준비해준다. 올해 코로나19로 어버이날 행사를 못 한 섬 지역 어르신들에게 뜨개 카네이션은 뜻깊은 선물이었다”고 전했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