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광희 경기도의회 의원이 인천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 조광희 경기도의회 의원이 인천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자주 쓰는 말이면서 닮고 싶고, 듣고 싶은 말이 '정의로운 사람'입니다. 옳고 그름을 알고 옳음을 지향하는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조광희 경기도의원(민주당·안양5)은 안양 토박이로 태어나 일평생을 안양에서 살아왔다. 안양이란 지역은 그의 놀이터였고, 만나는 주민은 모두가 친구였다. 그는 일찍이 지역의 다양한 모임과 함께 하며 교류를 넓혀왔다. 조 의원은 유달리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했기에 모임은 그가 찾은 즐거움이었고, 아울러 사회의 뜻깊은 일을 하면서 인생을 산다는 오로지 자기 만족적인 사회참여였다.

조 의원은 “사실 정치에 대한 관심과 열망은 어린 시절부터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며 “사회는 늘 갈등관계에 직면하게 되고, 그러한 갈등을 조정하고 정책을 결정해 가는 과정이 정치이기에 어린 시절부터 강한 매력을 느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관심을 가지는 것과 직접 정치를 하는 것은 매우 다르다. 그 역시도 정치인이 된 지금의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볼 때가 많다고 한다.

주민들의 연이은 선택 덕분에 재선의원이 되면서 진짜 정치인의 삶을 살고 있는지도 6년이 됐다는 조 의원. 그는 처음 의원 배지를 달았을 때의 설렘과 흥분을 여전히 가슴에 안은 체 그를 필요로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고민을 듣고 있다.

정치는 단순하게 보면 한정된 사회적 재화를 권위를 가지고 배분하는 것이다. 즉 다수를 위해 한정된 예산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의 문제인 것이다. 그래서 늘 갈등이 존재한다. 예산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이해관계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조 의원은 대표적인 것으로 제10대 경기도의회가 추진했던 무상교복 지원 사업을 꼽았다. 도민 모두 무상교복을 지원해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했지만, 현금으로 지원할 것인가, 현물로 지원할 것인가를 놓고 치열한 대립이 있었다.

매일 도의회 앞에는 수천 명의 사람이 찾아와 집회가 끊이지 않았고, 학생, 학부모, 학교, 교복업체, 시민단체 모두가 제각각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무상교복 지원이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추진하는 것이었기에 전국이 경기도의회의 결정만을 주시하는 상황이었다.

조 의원은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자 공청회와 토론회를 개최했고 교복의 유통체계를 공부했다”며 “2만 명의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도 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것이 바로 전국 최초의 교복지원 조례 제정”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경기도의 지원방식은 전국으로 확대됐고 학교를 통한 교복의 현물지원은 보편화했으며 교복시장의 판도와 질서를 재편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한 획을 그은 것이다.

조 의원은 “정치는 갈등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순기능을 발휘해야 하며 그것이 민주주의이고 올바른 의사결정 과정”이라며 “경기도의 무상교복 지원 사업은 충실히 갈등을 중재해가면서 미래지향적인 결론을 도출해 냈던 좋은 사례가 되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제10대 경기도의회가 구성되면서 기대보다 걱정이 많았었다고 털어놨다. 142명의 경기도의원 중 민주당의원이 135명으로 압도적 다수를 이루었고, 도지사 역시 민주당 출신이었기 때문에 경기도의 도정 전반을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이다.

하지만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많은 변화를 끌어냈다고 평가했다. 그가 속한 교육행정위원회만 하더라도 전국 최초의 무상교복 지원을 끌어냈고, 도내 모든 학교에 체육관을 짓는 사업을 경기도 및 경기도교육청과 31개 시군이 함께 사업을 해나가는 계기를 만들었다. 원팀이 돼 많은 것들을 이루어 낸 것이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그는 “경기도의회가 중심이 돼 지방분권을 위해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을 위해 노력을 했으나 결국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면서 “법 개정이 지방분권을 앞당길 본질적 해법이기 때문에 법 개정에 온 힘을 다했지만 결국 미루어지면서 다른 일정도 차질을 빚게 됐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민주주의가 한층 더 성숙해지기 위해서는 지방분권이 더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민을 위한 모든 업무의 80%는 지방자치단체가 하고 있는데, 정작 예산이나 업무의 중심이 국가에만 의존해 있는 지금의 상황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권한과 책임이 한층 더 지방으로 이양되어야만 주민 친화적인 공공서비스를 충실히 제공할 수 있다고 조 의원은 지적했다. 그는 “10대 경기도의회 하반기에는 가시적인 지방분권의 밑그림이 그려야 하는 숙제가 남게 됐다”고 말했다.

경기도의회 교육행정위원장으로서의 당부도 잊지 않았다.

그가 생각하는 학교라는 공간은 학생들이 만들어 가는 작은 사회다. 좋은 일과 서운한 일이 항상 일어날 수 있고, 오해에서 비롯된 충돌은 때로는 극심한 폭력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 학생들의 나이가 미성숙한 나이이기에 더더욱 그렇다.

조 의원은 “이를 바라보는 어른의 시선이 더욱 근심 어릴 때가 있다”면서 “아이 싸움이 어른 싸움이 된다는 속담처럼 아이에 대한 부모의 과한 관심이 때로는 독이 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이어 “지금의 학교는 우리가 다니던 때의 학교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변해왔다”며 “물리적인 공간의 변화뿐만 아니라 문화도 몰라보게 변모했으며, 학교가 민주적인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끝으로 조 의원은 “학창 생활을 직업 선택을 위한 과정이라고 본다면 아이가 정말 하고 싶어 하는 일을 편견 없이 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진학지도가 아닌 진로교육이 중요하다. 교육공동체의 인식 전환이 요구되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오석균 기자 demo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