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공항은 코로나19 여파를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인다. 세계 각국이 감염을 우려해 수많은 여객이 오가는 항공길을 우선적으로 막아서다. 지금 세계 곳곳의 공항은 대부분 하늘길을 봉쇄한 채 코로나19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역시 예외일 수 없다. 그런데도 다른 나라와 달리 일부 여객터미널 운영을 고수해 논란을 빚는다. 이용객이 거의 없다시피한데도 문을 열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한 달 동안 출발·도착 등 인천공항 전체 이용객과 여객기 운항 횟수는 코로나19 발병 이전의 하루치 기록에도 미치지 못한다. 2001년 개항 이래 초유의 일이다. 5월 3주 간 하루 평균 이용객(여객)은 4212명, 여객기 운항 횟수는 30편에 불과하다. 평소 인천공항 하루 이용객은 22만여명, 여객기 운항은 800여편에 달한다. 특히 이달 3주 동안 인천공항 출국객은 99% 이상 급감한 하루 평균 651명, 입국자는 2986명에 그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선 탑승동을 포함해 3개 여객터미널을 운영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운영의 묘를 발휘해야 하지만, 인천공항공사는 아직 그럴 생각이 없는 듯하다. 공항공사 행보에 따가운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얼마 전엔 8일 동안 '출국객 제로'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래도 탑승동은 가동됐다. 탑승동을 폐쇄하지 않자, “전력조차 아깝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2008년 개장한 탑승동은 출·입국 수속과 통관을 제외하고, 제1·2터미널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한다. 하루 평균 이용객이 62명에 불과한 탑승동 가동에 따라 면세점과 식·음료 매장 등의 업체 피해(임대료)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터에,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 세계 공항들은 코로나19 여파에 선제적 대응을 하려고 여객터미널 폐쇄 또는 축소 운영에 돌입한 상태다. 인천공항과 경쟁하는 세계 5위권 공항들은 여객터미널을 폐쇄·축소 운영한다. 또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18개월 간 제2터미널 폐쇄 조치를 내렸다. 샤를드골, 프랑크프르트, 방콕, 이스탄불 공항도 마찬가지다. 인천공항과 확연히 비교된다. 인천공항도 코로나19 여파가 가시기 전까진 운영의 묘를 살려 피해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펼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