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의미" 해석…한명숙 사건 등 계기 검찰개혁 속도전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지난 23일 오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노무현 제단 제공]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언급한 노무현재단과 민주당으로 향하는 '검은 그림자'가 무엇인지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여권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날 비공개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그동안 검찰이 노무현재단을 수년째 들여다봤으나 재단에는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참석자는 "검찰이 앞으로 계속 털어도 털릴 게 없을 것"이라는 언급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앞서 2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1주기 추도사에서 "노무현재단과 민주당을 향한 검은 그림자는 좀처럼 걷히지 않았다"며 "많은 사람이 모함을 받고 공작의 대상이 되곤 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공작'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은 가운데 정치권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한명숙 전 국무총리에 이어 친노(친노무현) 인사가 또 검찰 수사의 표적이 된 것 아니냐는 등 온갖 억측이 이어지고 있다..

전날 TV조선은 '한 언론이 민주당 윤건영 국회의원 당선인의 노무현재단 차명계좌 운영 의혹을 취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하면서 이를 이 대표의 '검은 그림자' 언급과 연결 지었다.

그러나 윤 당선인 측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윤 당선인의 노무현재단 관련 차명계좌 운영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를 이 대표의 발언과 연결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며 선을 그었다.

▲ 지난 2019년 9월 4일 서울 종로구 원서동 노무현시민센터 건립부지에서 열린 기공식에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참석했다.

 

노무현재단에 대한 검찰 수사 의혹은 앞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제기한 바 있다.

 

유 이사장은 지난해 12월 유튜브 방송에서 "노무현재단의 주거래은행 계좌를 검찰이 들여다본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고, 검찰은 이에 대해 허위 주장이라며 반박했다.

당내에선 이 대표의 발언이 특정한 '공작' 의혹을 염두에 뒀다기보다는 검찰의 전반적인 수사 행태를 꼬집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민병두 의원은 YTN 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 아침'에서 이 대표의 발언에 대해 "끊임없는 정치검찰의 기도에 대해 일반론적인 경고를 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과 관련된 검찰의 음습한 기도, 한 전 총리에 대한 부당한 기소, 그 후에도 이어지는 정치검찰의 행태"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검찰의 최종 목표는 검찰 권력의 유지"라며 "그러려고 노무현재단도 들춰보려고 자꾸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 최고위원도 이 대표 발언을 두고 "검찰개혁을 하자는 이야기"라고 해석했다.

민주당에서는 최근 한 전 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에 대한 검찰의 강압 수사 의혹을 거론하는 동시에 재조사를 요구하며 '검찰개혁'에 드라이브를 거는 분위기다.

박범계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한 전 총리 사건과 관련해 "검찰개혁·사법개혁이라는 측면에서 이 과정은 한번 엄밀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당 핵심 관계자는 "한 전 총리 건으로 검찰개혁의 소재가 하나 추가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