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치추적발신기와 가락지를 부착한 괭이갈매기. /사진제공=환경부

인천 백령도에서 집단 번식한 괭이갈매기가 황해 전역을 오간 경로가 최초로 확인됐다. 이동 거리는 최대 1만7502㎞에 달했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백령도에서 번식한 괭이갈매기가 지난해 6월부터 이달까지 이동한 경로를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옹진군 소청도에 위치한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는 지난해 괭이갈매기 서식지를 연구하기 위해 백령도에서 번식한 어미새 10마리에 위치추적발신기를 부착했다. 도요목 갈매기과에 속한 여름 철새 괭이갈매기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일본·러시아 등지에서 볼 수 있는 새다.

지난해 6∼7월 번식을 마치고 백령도를 떠난 괭이갈매기는 북쪽으로 향했다. 10마리 중 8마리는 북한 옹진·증산·철산군 등지 해안에 체류했고, 나머지 2마리는 중국 랴오닝성 둥강·다롄시까지 올라가 10월까지 머물렀다.

이어 겨울을 보내기 위해 남쪽으로 이동해 전북 군산, 전남 영광·신안을 비롯해 진도, 완도, 제주도 등지에서 올 2월까지 서식했다. 일부는 중국 산둥반도에서 상하이·푸젠성까지 날아갔다. 날씨가 따뜻해진 3월부터는 북쪽으로 다시 이동했으며 10마리 가운데 7마리가 최근 백령도에 돌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추적 결과를 보면 한 해 동안 괭이갈매기 한 마리가 많게는 1만7502㎞를 날아다녔다. 짧은 이동 거리는 8869km였다. 가장 멀리 떨어진 월동지는 백령도 남서쪽 1409㎞ 거리의 중국 푸젠성 푸저우시였다.

배연재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이번 연구는 백령도 괭이갈매기가 사계절 서해 전역을 폭넓게 서식지로 이용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에 의의가 있다”며 “국가철새연구센터는 백령도와 함께 연평도, 소연평도의 괭이갈매기에 관한 장기적인 생태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