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가 실현 가능성이 없는 박물관재단을 추진하려고 용역비를 쓰고도 흐지부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더구나 의뢰한 용역보고서 결과물도 없어 예산만 낭비했다는 지적이다.

24일 고양시에 따르면 시는 2018년 6월 ㈔한국응용통계연구원에 1800만원을 주고 '고양시 박물관재단 설립 타당성 조사'용역을 의뢰했다.

타당성 조사는 고양문화재단에서 운영·관리하는 어린이박물관, 가와지볍씨박물관, 아람누리 미술관 등 3곳을 박물관재단에서 중점적으로 운영 가능한지 여부 등을 검토하는 용역이었다.

용역사는 국내·외 문화사업 재단 운영실태와 박물관재단 비전과 방향, 사업대상 및 범위제시 등을 조사·연구해 결과보고서를 같은 해 11월 시에 제출했다.

하지만 시는 결과보고서를 받고도 현재까지 박물관재단에 대한 설립 논의도 이뤄지지 않았고 결과보고서의 행방을 아는 이도 아무도 없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러자, 시가 당초 실현 불가능한 사업에 헛돈만 쓴 게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또 해당 용역은 전 고양시장 재임 당시 시작했으나 바로 다음 달에 새 시장이 취임하면서 사업 진행에 차질이 생겼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이에 시는 국내 지자체 중에서 박물관재단을 직접 운영하는 사례가 없을 뿐 아니라 상위기관인 경기도에도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박물관재단이 없어 부정적인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박물관재단 설립 용역 결과보고서를 인수 받지 못해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없다”며 “현재로서는 박물관재단을 추진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고양=김재영·김도희 기자kd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