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우리 삶을 통째로 바꿔놓고 있다. 백신과 치료제는 언제 나올지 불확실하다. 그칠 줄 알았던 이 지독한 감염병이 다시 기승을 부리면서 경제와 일상엔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인류는 늘 그래왔듯이 새로운 길을 열고 역사의 물줄기를 이어갈 것이다. 이런 점에서 코로나19는 현재진행형이지만 미래를 암시하는 열쇠이기도 하다. 인천일보는 지령 9000호 발행(2020년 5월 22일)을 기념해 각 분야 전문가들의 릴레이 기고를 싣는다. 생생한 목소리와 깊이있는 분석으로 코로나 이후 한국사회가 대면하게 될 의제와 대안은 무엇인지 독자와 함께하는 소통의 문을 활짝 연다.

 

코로나 이후 우리의 갈 길

김두환 미래변화예측연구소장 전 인하대 초빙교수

인류 감염병 통해 사회적 변화 경험
소비위축 등으로 시작된 각종 충격은
정부 위기관리 시스템의 시험대
한국의 방역시스템 전세계적 입증돼
다른 나라보다 경제 조기회복 가능성
위기를 절호의 기회로 맞바꿔야

 

▲ 김두환 미래변화연구예측소장 전 인하대 초빙교수
▲ 김두환 미래변화연구예측소장 전 인하대 초빙교수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19(COVID-19, Coronavirus disease 2019)는 인류가 대면할 새로운 미래사회에 이르는 속도를 가속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다. 인류는 대유행 감염병을 겪으면서 사회적 큰 변화를 경험했다. 천연두와 페스트는 인류의 문명을 위협할 정도였으며 20세기 들어 의료 발전과 과학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그 강도와 영향력은 더욱 커지는 추세이다. 1918∼1921년 사이 발생한 스페인 독감은 세 차례의 큰 파동을 겪으면서 감염자 수가 대략 9억~19억 명 정도, 사망자 수는 1740만~3900만 명 정도의 부정확한 통계임에도 불구하고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며 가히 팬데믹이라 일컬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외 에볼라 등 다양한 전염병이 인류에게 큰 공포감을 주었다. 21세기 들어 대유행 전염병은 2002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2019년 코로나19 사태까지 네 차례나 창궐했으며, 국제보건기구에서 신종플루를 처음으로 팬데믹으로 선언한 이후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두 번째로 팬데믹을 선언했다. 특히 코로나19는 전염병의 전염력이나 전 세계 전염 분포로는 가히 메가톤급 영향을 끼치고 있다.

존스홉킨스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지도를 보면, 5월14일 현재까지 지구 상에서 코로나에 감염된 누적 확진자는 총 434만7015명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현재 확진자는 247만2075명이고 사망자 수만 29만8165명에 달한다. 무엇보다 심각하게 살펴보아야 할 점은 코로나 전파가 몇 국가에서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139만406명, 러시아 24만2271명, 영국 23만986명, 스페인 22만8691명, 이탈리아 22만2104명, 브라질 19만137명, 프랑스 17만8184명, 독일 17만4098명, 터키 14만3114명, 이란 11만2725명, 중국 8만4024명, 인도네시아 7만8055명, 페루 7만6306명, 캐나다 7만3568명, 벨지움 5만3981명, 사우디아라비아 4만4830명, 네덜란드 4만3410명, 멕시코 4만186명, 파키스탄 3만5298명이다. 유럽의 증가세는 주춤한 반면 중남미와 아시아 지역의 확산 속도가 심상치 않아 보인다. 가장 우려가 되는 것은 세계 경제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의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모든 세계 석학들과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코로나19 여파로 인류에게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회미래연구원의 박성원 박사에 의하면 시기를 막론하고 대유행 감염병으로 인해 발생되는 상황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소비와 생산활동의 위축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 전염병 창궐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인간의 무분별한 환경 파괴의 자각, 전염병의 빠른 전염 속도와 높은 치사율로 인한 심리적 공포 확산, 팬데믹 수준의 감염병에 대응하는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위기 관리 시스템의 진단 등이다. 이러한 상황들은 대유행 감염병 사태가 종료되는 시점에서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이머징 이슈들이다. 특히 이번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기존의 이머징 이슈뿐만 아니라 새로운 이머징 이슈가 출현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래학자인 유발 하라리의 표현처럼, 우리는 전체주의적 감시(Totalitarian surveillance)와 시민자율권 강화(Citizen empowerment)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공공의 안전을 위해 개인의 자유나 권리가 얼마만큼 제약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다. 코로나19 이후, 정부가 가동할 '이상 징후 감시 시스템'에 대해 개인은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또한 '인간과 동식물의 건강에 위협이 되는 모든 요소에 대한 정보'들을 관리하는 '생물 감시' 시스템이 강화될 것이다. 무엇보다 전염성을 차단하기 위해 비접촉 커뮤니케이션이 활성화되어 우리 사회는 면대면 관계에서 비대면 삶이 강화될 것이다. 홈쇼핑, 택배, 원격 회의_진료, 재택근무 등 의사소통의 방식, 일하는 방식, 관계 맺는 방식 등 전통적 삶의 방식과 노동 방식의 변화로 인한 산업구조와 사회형태의 변화가 크게 일어날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전 세계는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환경적, 문화적, 교육적, 과학기술적, 의료시스템적, 가족 및 공동체적 큰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2020년 1월 20일 한국에서 첫 번째 확진자가 발생했다. 중국의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도 우리나라는 조용하게 지나가는 듯 했다. 그러나 2월 20일 확진자 수가 104명이 되면서 상황은 급변하게 되었고, 2월 22일 신천지 교인들 중 약 1200명의 증상자가 나오고, 2월 29일 하루 확진자 숫자가 900명을 넘기는 최악의 상황에 도달하게 되었다. 잔인한 3월을 보낸 한국은 예기치 않게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나라가 되었다. 한국형 검역 시스템 효과의 탁월성이 입증되면서 국가 위상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다른 나라보다 빠른 코로나19의 조기 종료로 인해 빠른 경제적 회복의 가능성을 갖게 되었다. 아직까지 코로나19의 경제 늪에 빠진 나라들에 비해 빠른 경제 회복력을 갖게 됨으로써 위기를 기회로 바꿀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이 기회로 인해 대한민국이 명실상부 선진국으로 진입하기를 기대한다.

 

_ 김두환 소장 약력

-인하대 이론핵물리학 박사

-한국원자력연구소 근무

-전 한국정책학회 미래정책위원회 집행이사

-전 인하대 물리학과 초빙교수

-미래학회 교육이사(미래연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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