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하늘휴게소서 '타로 상담'
“맹신 말고 솔루션 받는 게 중요”

시흥 하늘휴게소 3층에 작고 특별한 공간이 있다. 전국 최초로 휴게소에 정식 입점한 타로샵 '보다, 타로'다. '보다, 타로'에는 김복림(수리아·55) 대표를 비롯해 5명의 선생님이 근무한다.

하늘휴게소는 일반 휴게소와는 조금 다르다. 대부분의 휴게소가 음식을 먹거나 기름을 채우는 등 잠시 머무르는 장소라면 하늘휴게소는 가족 단위가 많이 방문해 쇼핑이나 여가를 즐기는 곳이다. 하늘휴게소 영업팀은 이점에 착안해 김 대표에게 입점을 제안했고 지난해 11월 오픈했다.

현대에는 타로가 어떤 신비로운 힘을 통해 미래를 알려준다거나 하는 미신을 신봉하는 이는 거의 없다. 그런 것보다는 타로의 다양한 카드들이 상징하는 각종 중요 덕목들(중용, 절제, 정의 등) 및 인생을 살아가며 경험하는 여러 상황들(선택, 희생, 변화, 인내 등)을 거울삼는다. 이를 통해 자신의 현재 및 미래를 비춰 보고, 자신의 삶을 타로들이 그려준 큰 그림의 틀에 맞춰 조감함으로써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고찰해보고 자신의 내면에서 해답을 구하는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

김 대표는 “왜 타로가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면서도 “이유는 모르는데 맞는다”고 말한다. 손님과의 교감도 얘기했다. 그는 “빙하가 바다 위에서는 따로 있는 것 같지만, 밑에서는 이어져 있는 것처럼 서로 마주 앉아 있으면 무의식이라는 깊은 것은 서로 연결돼 있다”며 “이러한 교감이 잘되면 더욱 좋은 내용이 나온다. 상대편이 '네가 얼마나 맞추나 보자'라는 느낌으로 다가오면 잘 맞춰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타로는 젊은 여자나 연인들이 많이 보지만 '보다, 타로'는 다르다. 40대 이상의 중년이 많이 찾는다. 또 남녀비율이 50대 50 정도로 남자 손님도 많은 편이다. 남성 손님은 보통 장래 문제나 사업 문제를 의논하고, 여성 손님의 경우 주로 자녀의 문제를 상담하는 편이다.

김 대표는 우연히 타로에 입문했다. 후원하는 단체에서 후배가 재능기부로 타로를 봐주는 것을 봤는데 그가 주는 에너지가 달랐다고 한다. 김 대표는 “그의 이야기를 듣는데 시너지가 나는 것을 느끼면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상담 같은 일을 해보고 싶었는데 타로를 공부하면 만날 수 있는 통로가 많이 생길 것 같아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보다, 타로'를 시작하면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낄 때는 방문했던 손님이 다시 찾아올 때라고 한다. 김 대표는 “무엇인가 가져간 것이 있어서 다시 오는 것”이라며 “자녀를 데리고 재방문한 경우도 있고 때로는 우는 손님도 있다”고 귀띔했다.

김 대표는 타로를 맹신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그는 “나와 있는 것을 단순히 따르는 것이 아니라 그다음에 어떻게 할 것인가의 솔루션을 받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직업이 직업이니만큼 방문하는 사람들이 힘들고 안 좋은 일이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김복림 대표는 “모두 행복하면 좋겠다”며 “힘들고 고통받을 때 밝은 측면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 잘 살았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글·사진 오석균 기자 demo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