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관광 적자에 코로나 악재 겹쳐
한진 경영악화탓 중단조치 추측에
“센터 자체결정, 폐원 결정된바 없어”
▲ 외국인 의료 관광객을 유치해온 인하국제의료센터가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악화를 이유로 운영 중단 결정을 내렸다. 사진은 인천 중구 인하국제의료센터 모습.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인천국제공항 인근에서 외국인 의료 관광객을 유치해온 인하국제의료센터가 코로나19로 인한 경영 악화에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한진그룹이 계열사 자산인 센터 건물을 매각하기 위한 절차를 밟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인하국제의료센터는 18일 '6월19일부로 진료를 중단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센터 누리집(www.inhaim.com)에 공지했다. 인천 중구 공항로 424번길 84에 위치한 센터는 건강증진센터와 내과, 가정의학과, 성형외과, 피부과, 치과 등 모두 6개 진료과로 이뤄졌다. 이 중 성형외과와 피부과는 이달 22일까지 진료를 본다.

센터 측은 안내문에서 “그동안 센터를 이용해준 여러분들의 성원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인하국제의료센터는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2012년 10월 한진그룹이 인천공항공사와 함께 중구 운서동 국제업무지구에 지하 2층~지상 9층 규모(연면적 2만902㎡)로 건립한 의원급 의료기관이다.

현재 지하 1층 일부와 지상 1~3층만 의료 용도로 사용 중이다. 건물 소유주는 대한항공·한국공항주식회사·정석기업·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 등 한진그룹 4개 계열사다.

센터는 '연간 외국인 환자 3만명 유치'란 목표로 야심 차게 출발했지만, 실적은 늘 바닥권이었다. 지금까지 연간 실적은 목표치의 10% 안팎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센터는 2013년 외국인 환자 4389명을 유치했다고 발표한 이후 한 번도 실적을 공개한 적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가 센터 운영에 대형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감염병 사태가 본격화된 올 2월부터 인천공항에서 외국인 입국자가 급감한 터라 외국인 환자 유치를 비롯한 관광업계가 유례없는 경제적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한항공을 중심으로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는 한진그룹이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센터 건물 매각을 염두에 두고 영업을 중단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 한 계열사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경영상 어려운 부분이 있어 센터를 축소 운영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센터에서 자체적으로 운영 중단 결정을 내린 것 같다. 그룹 차원에서 폐원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