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주·격일·미러링 수업 '허점'
학생 많은 학교 분반공간 부족
대개 촬영장비 없어 미러링 불가
학교 26% 열화상카메라 미설치
이동수업 땐 거리두기 쉽지 않아

오는 20일 전국 고등학교 3학년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등교를 하는 가운데 각 학교에서는 격일제 등 거리두기를 위한 다양한 수업 방식을 도입할 전망이다. 일선 학교들은 방역 등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지만 교직원과 학부모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18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인천지역 각 학교는 학부모와 교직원 등을 대상으로 격주·격일제, 미러링 수업 등 등교 수업 운영 방안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교실 내 거리두기를 위해 반을 홀짝으로 나눠 이틀에 한번 등교하거나 한 교실에서는 수업을 진행하고 또 다른 교실에서는 분반을 해서 원격수업을 하는 미러링 수업 등 학교별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

학교 구성원들은 서로 머리를 맞대 학생 맞이 준비를 하고 있지만 학생 수가 1000명이 넘는 과대 학교는 대책 마련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교육부는 음악실 등 특별실이나 유휴교실을 활용해 학생 수를 분산하라고 권고했지만 분반할 수 있는 수준의 여유 공간을 확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 자유학기제로 교실을 이동해야 하는 중학교에서 거리두기가 쉽지 않고, 촬영장비 등이 없는 대다수 학교에서는 미러링 수업 도입도 여의치 않다.

더구나 고3에 이어 유치원생 등이 순차적으로 등교를 하지만 총 학생 수가 100명 미만인 유·초·중·고는 열화상 카메라 설치 대상에서 제외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학생 수가 100명 이상으로 열화상 카메라가 설치된 곳은 인천 전체 유·초·중·고의 74%다.

학부모들은 등교를 반기면서도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잇따라 나오고 있어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고3 수험생을 둔 학부모 김지승(46·여)씨는 “코로나19가 진정돼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지만 불안정한 상태에서 등교를 해야 하니 걱정이 된다”며 “학교에서 잘 대처해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천지부도 18일 성명서를 통해 개학 이틀 만에 집단감염이 발생한 싱가포르 사례를 언급하며 등교 전면 재논의를 촉구하기도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는 학생 600명 이상 학교에 열화상 카메라 설치비를 지원하지만 시교육청 차원에서 예산을 더 투입해 그 기준을 100명 이상인 곳으로 완화했다”며 “과대 학교와 과밀 학급의 경우 학생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원격수업을 선택할 수 있는 여지를 더 넓혔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