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폐공간에 불특정 다수 이용
마스크 착용해도 전파 가능성

법인택시와 달리 직접 차량 관리
방역수칙 준수 여부 확인 어려워

서울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던 20대 학원 강사로부터 시작된 인천 지역사회 감염이 대중교통으로까지 번졌다. 학원 강사가 탑승한 개인택시 기사와 배우자가 심층역학조사 과정에서 잇따라 코로나19로 확진됐다. 밀폐된 공간에서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택시가 또 다른 감염 경로로 떠오를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인천시는 “학원 강사와의 접촉으로 택시기사가 감염됐는지는 100% 확실치 않다”면서도 열흘 넘게 운행된 택시 탑승객들을 찾고 있다.

 

▲102번 환자 태운 택시기사, 부인까지 확진

18일 인천시 자료를 보면 코로나19로 확진된 남동구 거주 60대 택시기사는 지난 4일 인천 102번 환자를 태우고 운행했다. 102번 환자가 지난 2~3일 이태원 클럽·주점을 다녀온 직후였다. 20대 학원 강사인 102번 환자는 지난 9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도 역학조사에서 학원 수업, 과외 등 동선을 밝히지 않은 허위 진술로 집단감염을 불러왔다.

102번 환자와의 접촉으로 택시기사와 배우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됐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호흡기 증상이 배우자에게서 먼저 나타난 점도 의문이다. 택시기사의 부인은 지난 12일 호흡기 증상이 발현됐고, 택시기사는 나흘 뒤 기침·인후통 등의 증상을 보였다.

고광필 인천시감염병관리지원단 부단장은 “다른 감염 경로가 있었는지 인과관계를 살펴봐야 한다”면서도 “인천에서 다른 지역사회 감염이 퍼져 있지 않았기 때문에 이태원 클럽 관련 감염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밀폐된 대중교통, 추가 감염 우려

이번 택시기사 부부 확진은 102번 환자의 심층역학조사 과정에서 발견됐다. 102번 환자의 카드 사용 내역을 조회하다가 확진 판정을 받기 전까지 13번이나 택시를 탑승한 기록을 시가 확인한 것이다. 이들 택시 운전자 가운데 나머지 12명은 음성으로 판정됐다.

102번 환자와의 접촉으로 택시기사가 감염됐다면 인천에서 첫 번째 대중교통 코로나19 전파 사례가 된다. 이날 확진된 택시기사는 102번 환자를 태웠을 때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좁고 밀폐된 택시의 공간적 특성이 코로나19 전파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있다. 다른 탑승객이 추가 감염됐을 우려도 제기된다.

해당 택시는 법인이 아닌 개인택시로 확인됐다. 업체가 차량을 관리하지 않는 개인택시의 경우,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운 점도 문제로 꼽힌다. 시는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수도권으로 확산되자 오는 20일부터 지하철,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김혜경 시 보건의료정책과장은 “택시기사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운행이 끝나면 자체 방역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순민·김은희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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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강사, 택시도 줄줄이 세웠다 인천에 '이태원발 코로나19'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이번엔 위생수칙 준수만으로도 안전한 것으로 여겨졌던 대중교통수단 '택시'다. 택시기사 부부의 감염원으로는 역학조사에서 동선을 속여 방역 체계에 혼란을 줬던 인천 102번 확진자가 가장 유력하다.인천시는 18일 남동구 서창2동에 거주하는 택시기사 A(66)씨와 아내 B(67)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관련기사 3면A씨는 이태원 클럽에 다녀온 '인천 102번' 확진자 C(25)씨로부터 전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C씨는 지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