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동안 사용 가능한 온누리상품권 제외
지난주만 3번 접속 장애로 결제 안 되기도
▲ 긴급재난지원금 현장접수 첫날인 18일 인천 미추홀구 용현3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이상훈 기자 photohecho@incheonilbo.com


“긴급재난지원금 받으려면 인천이(e)음 카드가 있어야만 한대요.”

인천 서구 석남동에 거주하는 주부 김모(51)씨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온누리상품권으로 지급할 수 없다는 행정복지센터 답변을 듣고 고민에 빠졌다. 9월이면 사라지는 신용카드 포인트와 달리 길게는 5년간 전통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온누리상품권 발급을 마음먹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씨는 재난지원금 신청일을 앞두고 남편 명의로 인천이음 카드를 발급받을지, 신용카드 포인트로 받을 것인지를 두고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김씨는 “매주 시장에 가니까 온누리상품권으로 받으면 되겠다고 이웃과도 이야기하곤 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신용카드로 발급받는 건데 괜히 기다렸다”고 말했다.

18일 인천시에 따르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신청하는 긴급재난지원금은 인천이음으로만 받을 수 있다. 세대주만 신청할 수 있으며 인천이음 카드가 없는 경우 복지센터에서 현장 발급 절차를 거치게 된다.

이는 다른 지역에서 선불카드와 지역사랑상품권 등 2가지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경기도를 예로 들면 기초자치단체에서 사용하는 지역 화폐 카드와 선불카드 가운데 1가지를 고를 수 있다. 또 지역사랑상품권이 없는 경북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지류 형태의 온누리상품권을 선택할 수도 있다. 온누리상품권은 사용기한이 5년으로 길지만 사용처는 전통시장과 같은 일부 가맹점으로만 제한된다.

인천시는 인천이음으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통일한 이유로 '신속한 집행'을 들었다. 인천시민 3분의 1가량이 인천이음 카드를 소유하고 있는 데다 대부분 매장이 가맹점으로 등록돼있어 편의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되는 인천이음 플랫폼 안정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온라인 신청 개시일인 16일을 포함해 지난주에만 세 차례나 시스템 접속 장애로 인천이음 카드 결제가 되지 않는 현상도 벌어졌다.

시 복지정책과 관계자는 “온누리상품권은 지류 형식이라 한국조폐공사에서 찍어내는 데 시일이 소요된다. 또 사용기한도 5년으로 길어 재난지원금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며 “선불카드는 인천이음과 같은 형태인 만큼 차이가 없다고 파악했으며, 방식을 최대한 통일해 신속 지급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김은희 기자 haru@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