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인천 연수을 지역구에서 낙선한 미래통합당 민경욱 의원이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진의가 의심스럽다. 그는 연일 부정선거 정황을 제시하고 있지만 구체성과 신빙성이 있는 것이 거의 없다. 부정선거가 있었다면 정권을 내려놓아야 할 만큼 엄청한 사안인데 그에 합당한 근거를 대지 못하면 국민을 기만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민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투표조작의 증거라면서 6장의 투표용지를 흔들면서 “사전투표 용지들이 담겨 있는 사전투표함에서 발견된, 일련번호가 붙어 있는 투표지. 이게 조작의 증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세상이 뒤집어질 만한 선거조작의 증거”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선거관리위원회는 민 의원이 제시한 투표용지가 경기도 구리시 수택2동 제2투표구 잔여 투표용지 중에서 분실된 것과 동일함을 확인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다만 민 의원이 이 외의 부정선거 사례라고 강조한, 성남 분당갑 투표용지가 분당을에서 발견된 것은 사실이지만 선거사무 처리에 있어서 오류가 있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지 그 자체가 부정선거 증거라고 얘기하는 것은 비약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민 의원이 제시한 6장의 투표용지는 그의 말처럼 사전투표 용지가 아니라 본투표 잔여 투표용지다.

이게 부정선거의 근거가 되려면 기표가 되어 있는 용지이어야 할 텐데 기표가 안된 것이다. 검찰의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으로 볼 때 그의 주장은 난센스처럼 보인다. 법조계 인사들도 부정선거 주장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민 의원이 제시한 증거들에 대해 보수진영 내에서도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민 의원이 확증편향(자신의 가치관, 신념에 부합되는 정보만 주목하고 그 외의 것은 무시하는 상태)에 빠진 것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온다.

민 의원의 부정선거 의혹 제기가 자기확신의 발로인지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국민 대다수가 공감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인식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