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상파 드라마 최고 시청률 기록을 쓰고 종영한 JTBC 금토극 '부부의 세계'의 주연 배우 김희애가 작품 종영 소감을 밝혔다.

김희애는 종영 소감에서 "누군가를 사랑하고 미워하며 내가 가진 에너지를 100% 이상으로 쏟아냈다"고 말했다.

김희애는 17일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밝힌 작품 종영 소감에서 "지선우를 둘러싼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과정에서 홀로 고독했지만, 애정 어린 관심을 보내주신 시청자 덕분에 덜 외로웠다"며 "인생의 희로애락이 담긴 '부부의 세계'를 만나 치열하게 슬펐고, 애틋한 시간을 보냈다"고 밝혔다.

산전수전 다 겪은 중견배우이지만 김희애는 아직 드라마가 끝난 게 실감이 잘 안 나고, 작품의 신드롬급 인기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애는 지선우에 대해 "복수의 화신 같은 모습이 강렬했지만 따뜻한 엄마였고, 의사로서 일도 열심히 했다. 할 일이 많은 인물"이라고 웃었다.

그는 이어 "정말 한 가지로 규정할 수 없는 캐릭터라서 더 도전하고 싶었다. 처음에는 상상하기 쉽지 않은 상황과 캐릭터여서 두렵기도 했다. 촬영하면서 점점 지선우에게 연민을 느끼고 응원하는 마음이 커져 몰입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희애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무엇인지 궁금한데 그가 직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꼽기도 했다. 그는 지선우가 이태오의 생일파티에서 자신을 둘러싼 모든 게 거짓이었다는 걸 알게 된 순간을 꼽았다. 그는 "남편보다 동료, 지인들의 배신이 오히려 충격이 컸다. 혼란과 슬픔이 밀려와 지선우의 감정에 휩쓸리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선우는 감정 소비가 정말 많은 캐릭터라 매 신(scene)이 산 넘어 산이었다. 혼자 감정 컨트롤도 많이 해야 했고, 감정에 집중하려 노력했다"며 "그렇다고 쉽게 했으면 그만큼 감흥이 떨어졌을 거다. 정말 혼신의 힘을 다 쏟아서 후회도 없고 보람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선우-이태오 관계의 핵심 요소로 작용한 아들 준영에 대해서는 "아빠 엄마의 분열 과정을 다 지켜보며 받은 상처가 얼마나 컸을지 상상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선우 역시 아들을 끔찍하게 사랑하지만, 좋은 엄마라고 하기엔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남편과 위태로운 관계에서 아들을 헤아리지 못했고, 이혼을 위해 그 마음을 이용하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김희애는 마지막으로 "'부부의 세계'를 사랑해주시고 애정으로 지켜봐 주신 시청자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며 "제게 정말 기적이고, 선물 같은 작품"이라고 인사했다.

/조혁신 기자 mrpe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