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 지오그래픽은 미국 지리학회의 월간잡지로 여러 나라 언어로 총 610만부를 발행하는 세계 최고 부수를 자랑한다. 이번 주에 받아본 5월호 표지는 크고 작은 수 십 마리의 곤충들로 채워져 있었고, '이들이 사라지면 모두가 아쉬워할 것'이라는 제목과 함께 '곤충들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은 지구에 큰 재앙'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었다. ▶지구상에서 급격히 사라지고 있는 곤충문제를 특집으로 다루고 있는 본문기사는 두 페이지에 걸쳐 보라색 나비의 아름다운 사진에 '이같이 아름다운 곤충들은 어디로 사라졌는가'라는 제목과 함께 80년 전에 샌프란시스코 모래 언덕에 마지막으로 나타난 후 자취를 감춘 이 나비는 지구에서 사라지고 있는 곤충의 대표라는 설명이 인상적이었다. ▶특집기사 본문은 멸종위기에 있는 87종의 곤충을 실물크기로 보여주면서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곤충은 지구 생태계에 파국을 몰고 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었다. 독일 크레펠드의 곤충학자 마르틴 소르그가 1994년에 날개가 있는 곤충을 채집했던 같은 장소에서 2016년에 채집해보니 76%가 감소했다는 충격적인 통계를 제시하면서 동물들의 먹잇감이기도 하며 자연의 청소부 역할도 하면서 꽃가루 받이를 하는 곤충들이 급격히 줄어드는 것은 지구의 '위기'라고 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통계에 따르면 세계 100대 농작물 중 71종이 벌의 꽃가루 받이에 의존하고 있는데 꿀벌 군집 붕괴현상으로 그중 40%가 멸종 위기에 처해있다는 것이다. 또한 농약의 남용으로 새 먹이가 되는 곤충들이 급감하면서 날벌레를 주로 먹이로 삼는 제비나 칼새 그리고 종다리가 도처에서 급감하고 있다는데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지구 생명체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곤충이 사라지면 생태계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곤충은 해충으로 인식되는게 일반적이다. 여름철의 모기와 파리가 대표적이지만 실내에도 자주 해충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름다운 색깔의 나비를 보았을 때 그리고 무더운 여름철의 매미소리와 가을철 귀뚜라미 소리는 우리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1888년에 창간한 내셔널 지오그래픽 잡지는 그동안 아름다운 지구의 다양한 모습과 지구상에 사는 희귀한 동식물들을 소개하면서 자연예찬에 앞장서 왔다. 이제는 기후변화와 서식지 파괴 그리고 살충제 남용으로 사라지는 곤충에 경종을 울리면서 지구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언론인 신용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