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콘신대 연구진 "고양이를 매개로 한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은 추가 연구 필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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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리긴 했지만 증상이 전혀 없는 애완 고양이가 다른 건강한 애완묘에게 해당 질병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는 실험실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실험을 진행한 미국 위스콘신대 수의학교실 연구진은 이런 연구 결과가 고양이를 매개로 해 사람 간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는지에 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함을 말해준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13일(현지시간) 미국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위스콘신대 수의학교실 바이러스 전문가 피터 해프먼이 이끄는 연구진은 이런 내용의 연구 결과를 이날 국제학술지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으로부터 바이러스를 채취해 이를 애완 고양이 3마리에게 감염시킨 후 미감염 다른 애완묘 3마리와 각각 짝을 지어 실험실 공간에 수용했다. 그 결과 5일 만에 건강한 애완묘 3마리 모두에게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실험에 동원된 애완 고양이 6마리는 모두 재채기, 기침, 체온상승,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전혀 없었으며 이들의 주인이 지켜봤더라도 그런 증상을 인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고양이를 매개로 해 사람 간에 코로나19가 전염될 가능성은 작게 봤다.

미국수의학회(AVMA)도 성명에서 "실험실에서 동물에게 고의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감염시켰다고 해서 그런 감염이 일반적인 환경에서도 쉽게 가능할 것이란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달 뉴욕주에서는 서로 다른 가정에서 기르던 고양이 두 마리가 약한 호흡기 질환을 보인 후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되기도 했다. 이들 고양이는 주인집이나 이웃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뉴욕주 브롱크스동물원에서는 일부 호랑이와 사자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고 세계 다른 지역에서도 동물 감염 사례가 일부 확인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지침에 따르면 현재까지 수집된 제한된 정보에 근거해 볼 때 애완동물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사람에게 옮길 위험성은 작다.

연구진도 "애완용을 포함, 동물이 사람에 의해 우연히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 사람 간 감염 확산에 어떤 역할을 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사람 간 감염이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을 유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그러나 "동물과 사람 간에 많은 질병이 전파될 수 있는 만큼 항상 위생이 중요하다"며 "애완동물을 만지기 전후 손을 세척하고 애완동물과 먹이, 물통 등을 깨끗하게 관리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면서 동물 피난처의 경우 바이러스에 감염된 한 마리가 다른 여러 동물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기 때문에 우려가 크다고 부연했다.

한편 사람들 사이에서 코로나19가 대유행하는 데는 무증상 환자를 통한 전염이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일랜드 더블린대학 연구팀은 이런 사례가 전체 감염의 최대 80%에 달할 수 있는 분석을 최근 내놓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