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탄신일은 부처님이 노동자에게 하루 쉴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날이다. 그런데 노동 존중을 약속한 대한민국 행정부도 5월1일 하루는 쉬게 하는 것이 마땅한데도 그렇지 못했다.

며칠 전 늦은 밤, 작년에 담임했던 아이들 단톡에 제주도 체험활동 갔던 사진을 올리며 '항상 자랑스런 너희들이 그립다'고 했더니 '저도 쌤이 너무 그립습니다'라는 댓글을 보고 가슴 뭉클했다.

전교조의 법적 지위 회복은 더 나은 교육을 향한 시작이다. 불의에 침묵하는 것은 그것을 지켜보고 있는 청소년들과 사회를 향해 교사들이 그릇된 신념과 민주시민 의식을 가로막고 병든 사회로 가도록 방치하는 일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전교조는 2013년 10월24일 고용노동부(장관 방하남)로부터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함' 팩스 통보를 받고 법외노조가 됐다. 당시 고용노동부는 해직된 교사를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전교조의 규약을 문제 삼고, 규약 수정과 해직 교사 9명을 노조에서 배제하라고 명령했다. 전교조는 고용노동부의 요구를 거부했고, 전체 조합원 6만명이 넘는 전교조는 9명을 빌미로 노조법상 노동조합 지위를 잃게 됐다.

고용노동부의 팩스 통보에 의해 진행된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는 박근혜 정부의 종합선물세트의 하나였다.

2019년 12월9일 대법원은 전교조가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낸 법외노조 통보처분 취소 소송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고 19일 대법원 심리를 개최했다.

전교조는 대법 심리 기일을 기점으로 공개변론일을 요구한 결과 2020년 1월22일 법외노조 취소 소송 대법 심리 속행 이후 법외노조 취소 전원합의체 공개 변론 기일이 오는 20일로 지정되었다. 하루빨리 전교조의 법적권리가 인정 되는 그 날이 오길 희망한다.

전교조 인천지부는 코로나19를 겪으며 교육청과 현안 문제를 꾸준히 협의하며 힘든 시기를 헤쳐 나가며 현장의 교사들이 받고 있는 고충과 민원을 해결해 나가고 있다. 4월28일 인천 동부지역교육지원청과의 면담에서 교육장은 학교업무지원센터를 만들어 올해부터 학교업무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만전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우리 교육은 미리 가보는 미래교육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학교는 교사와 학생과 만남, 학생들과의 만남이 있고 친구들과의 학교에서 재미난 추억을 만들어 가야할 시간에 사회적 거리를 유지한 채 애끓고 있다.

4월 중순부터 온라인 개학이지만 실제로 겨울방학을 포함하면 상당기간 대면 수업을 못하고 있는 셈이다.

요즘 교사들 사이에 교사의 지위와 가르칠 권리를 보장해 주는 지역별 교사노조 유니온(연맹)이 결성되어 많은 관심과 호응을 받고 있는 것도 교사들이 학교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진정으로 대변해줄 노조가 전교조인지 교사노조인지 현실적 판단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 나고 있는 것도 전교조의 법적권리 박탈이 주고 있는 한가지 사례라 볼 수 있다.

여하튼 전교조는 30년 역사 중 7년 동안 법외노조로 있는 동안 일상 속 교사들의 삶을 잘 읽지 못하고 상층부의 논쟁과 대중 조합원들의 고령화, 신규조합원들의 회원가입이 줄어들어 탈퇴 조합원에 비해 조합원 감소 추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물론 조합원 가입율을 높이기 위해 조직의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중적이고 다원화해 가고 있는 교사의 의식 수준을 전교조가 함께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관측도 해보지만 과거처럼 우리 사회 전반의 민주화를 위해 노력했던 부분을 교사의 권리만이라도 보호 받고 싶은 마음을 가진 단체에 많이 모이는 추세로 가는 흐름을 어떻게 직면하고 받아 들일까 하는 생각도 한다. 새로운 흐름을 받아들여야 하는가 아니면 전교조가 환골탈태해야 하는가 하는 사회적 고민에 마음이 무겁다.

너희가 와야 학교는 봄! 전교조의 법적 지위회복은 더 나은 교육을 향한 시작이다.

 

김종찬 전교조 인천지부 중등동부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