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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성포구, 2010년.

 인천 북성포구에는 이맘때가 되면 제철을 맞은 싱싱한 꽃게가 연일 풍요롭게 올라온다. 인천 앞바다에서 잡은 꽃게들이 쉼 없이 실려 나오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도 한결 풍성해진다. 주머니가 가벼운 서민들은 싸고 맛있는 꽃게를 사기 위해 이 포구로 발걸음을 재촉하는 계절도 이맘때다. 코로나19로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돈이 마른 서민들은 더 싸고 좋은 먹거리를 찾기 위해 먼 거리를 마다 않고 찾아온다.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긴급재난지원금을 대대적으로 풀어 소비를 장려하고 경기를 진작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서민들은 언제 돈이 떨어질지 모르니 지원금이나마 내 주머니로 들어올 때 조금이라도 저축을 해야 하기 때문에 쓰기보다는 아끼려고 한다. 영국의 경제학자 케인즈는 부유한 사회가 소비보다 저축을 더 하려는 경향으로 인해 도리어 빈곤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설명하기 위해 '풍요 속의 빈곤'을 언급했다. 돈이 마른 서민들은 저축을 해야 한다며 아끼고, 부자는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해 저축을 하는 경향이 지속되는 현재의 글로벌 경제상황을 그는 오래전 미리 예측한 듯하다.

지난 몇 개월 동안 코로나19의 여파로 인천의 소상공인들은 매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를 향한 길은 얼마나 빨리 소비를 촉진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가에 달려있다. 긴급재난지원금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다. 시민은 소비를 활발하게 하고 지역사회에 대한 기부문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펼칠 때가 바로 지금이다. 싱싱한 인천 꽃게도 살 겸 지역경제 살리기에 일조도 할 겸 북성포구로 바로 달려 가보는 건 어떨까.

/포토저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