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떠난 주민을 다시 모으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지만 원도심이기에 가지고 있는 혜택들이 있다. 바로 완성된 교통 인프라일 것이다. 여기에 주거환경이 개선되고 교육환경이 뒷받침된다면 동구는 과거보다 더욱 매력적인 도시가 될 수 있다.

우리 인천 동구는 인천 최초의 공립보통학교와 우리나라 최초의 서구식 초등교육기관이 설립되고 1930~40년대 공업지대가 조성되면서 인천 발전의 모태가 되었던 곳이다. 전국의 고철이 현대제철로 모여들었고 화수부두는 1960~70년대 우리나라 3대 어항으로 선주들은 1960년대 이미 자가용을 소유할 정도로 부유했다.

이 무렵 동구는 최대 18만명까지 인구가 증가했다. 지금도 동구를 본적으로 두고 있는 호적인구가 42만 정도가 된다. 그러나 신도시 개발에 밀려 쇠퇴하면서 1995년 이후 인구 10만명대가 무너졌고 지금은 6만 4000명대로 이마저도 매년 계속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게다가 송림3지구, 송림6구역, 금송구역 등 도시정비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인구감소는 더욱 불가피한 상황이 되었다.

인구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도시정비사업의 장기지연으로 인한 주거환경의 열악화일 것이다. 주거환경이 좋지 않으니 젊은 세대가 유출되고 아이들이 없다보니 교육 인프라도 빠져나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젊은 세대는 계속해서 빠져나가고 있지만 이곳에서 터를 잡고 살고 있던 기존 세대들이 늙어가면서 65세 이상 노인비율이 21%를 넘어선 초고령 사회가 됐다. 이같은 노년부양비의 증가는 생산인구 유입의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이에 동구에서는 지난해 인구정책 업무 신설 및 조례 제정을 통해 정책추진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어 올해는 2020년 인구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인구정책위원회 구성, 중장기 종합계획수립을 위한 연구용역 실시, 아이디어 공모전 및 인구교육 추진 등을 통해 내실을 다질 예정이다.

2020년에는 '사람이 희망人, 동구'의 비전 아래 ▲아이와 가족이 행복한 가정친화환경 구축 ▲꿈이 함께 자라는 교육환경 조성 ▲활기차고 건강한 고령사회 준비 ▲오래도록 머물고 싶은 정주기반 강화 등 4개 분야 82개 세부사업을 선정해 집중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구청장으로서 그 중에서도 교육환경 조성과 정주기반 강화에 우선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착공한 송림초교 주변 구역 도시환경개선사업을 시작으로 도시재생뉴딜사업, 새뜰마을사업, 더불어마을사업 등 11개 지역의 도시정비사업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고, 특히 지난해 국토부 공모사업에 '일진전기 이전부지 공업지역활성화 시범사업'과 '동인천역 북광장 주변 뉴딜 시범사업'이 선정되면서 빛을 잃은 원도심 동구는 산업과 주거가 공존하는 경쟁력 있는 자립도시로 다시금 도약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 이에 올해 입주가 시작되는 송림5구역을 시작으로 인구가 서서히 늘어나 2023년경에는 10만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을 위해 교육환경기금 100억을 조성해 관내 유치원, 초·중·고 학교의 노후시설의 개보수 지원, 다양한 교육프로그램 지원, 진로체험지원센터 직영 운영, 지역대학과 연계한 진로직업체험교실, 초등 수학·과학캠프, 영재학급 및 영어캠프 운영 등 동구형 교육 인프라를 구축해 지역 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 번 떠난 주민을 다시 모으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지만 원도심이기에 가지고 있는 혜택들이 있다. 바로 완성된 교통 인프라일 것이다. 여기에 주거환경이 개선되고 교육환경이 뒷받침된다면 동구는 과거보다 더욱 매력적인 도시가 될 수 있다. 최신식 아파트 단지와 정겨운 동네 골목골목이 공존하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 동구. 20대와 70대가 어우러져 함께 호흡하고 함께 뛰는 동구. 과거를 존중하고 현재를 즐기면서 미래를 위한 씨앗을 뿌리는 동구. 이것이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나와 600여명 공직자들이 열심히 뛰고 있는 이유다.

 

허인환 인천 동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