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탈은 어떤 조직이나 사상, 사회적인 규범으로부터 벗어남을 일컫는다. 비위(非違)는 법에 어긋남 또는 그런 일, '그름'을 뜻한다.

성남시 정무직 공무원과 산하 기관 직원들의 일탈·비위 행위가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음주운전 사고부터 폭행 시비, 심지어 비트코인 채굴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직 기강이 해이하다는 지적을 받는 대목이다.

성남도시개발공사 A씨는 지난달 여직원을 폭행한 혐의로 약식기소(벌금 50만원)됐다.

또 3월 중순쯤 성남시장 비서실 시정분석관 B씨와 비서관 C씨는 싸움(폭력)을 벌였다. 이 가운데 C씨는 사직했다. 하지만 징계위조차 열지 않고 사건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성남도시개발공사 직원 D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자신이 근무하는 전산실에 비트코인 채굴전용 PC를 설치하고 수개월 동안 가동한 것으로 확인됐고, 또 다른 직원 E씨는 2015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근무시간에 수영강습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E씨는 이런 사실을 감추기 위해 수영장 락커 입·출입 기록까지 삭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도 D씨와 E씨는 나란히 승진까지 했다.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은 직원들의 도를 넘는 비위, 일탈이 계속되고 있는데도 도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그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성남시장 정책비서관 F씨는 지난해 11월 음주운전을 하다 차량을 들이받고 전치 2주의 인명사고를 낸 혐의로 불구속으로 입건됐다. 그러나 F씨는 음주운전 당시 자신의 신분을 숨겼다고 한다. 성남시는 이런 사실을 검찰로부터 통보를 받은 뒤 인사위를 열어 F씨를 정직 1개월의 솜방망이 처분을 내렸다.

성남시는 비위 근절 종합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직원들의 비위·일탈 행위가 계속 터져 나오자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자정 노력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은수미 성남시장은 지난 2월 항소심(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서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고 상고해 대법원 확정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은 시장이 사실상 레임덕(lame duck·권력 누수 현상)을 겪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은 시장이 뒤뚱거리며 걷는 절름발이 오리처럼 시정 장악력이 약해지고 힘이 빠진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그래서 비위·일탈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분석한다.

목민심서(牧民心書)는 다산 정약용의 대표작으로 공무원이 공직에 입문해서 퇴직할 때까지 지켜야 할 마음가짐과 행동 지침을 담고 있다.

다산은 1818년 목민심서를 저술했다. 위민·청렴·공정 등이 열쇳말이다. 202년이 지났지만, 아직 우리 사회·경제 정책 전반을 관통하고 있다.

다산이 태어난 남양주시는 '정약용 케어'의 3가지 핵심가치인 애민(愛民, 배려의 복지), 예전(禮典, 공정한 복지), 공전(工典, 인프라 복지)을 올해 시정 방향으로 정했다고 한다.

경남 김해시는 지난해 목민심서 필사 릴레이를 했다고 한다. 강원 원주시도 신(新) 목민심서를 발간해 전 직원에게 배부했다고 한다. 청렴도와 민원서비스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다.

성남시도 이런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싶다.

 

이동희

경기동부취재본부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