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일을 하는 사람들은 누구의 권위에 기대지도 않고, 어떤 전문가라고 뽐내지도 않으며, 자신이 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그저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최선을 다해 수행한다.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은 누구를 존경할까. 영웅적인 인물을 존중한다는 것은 과거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바가 없는 것 같다. 달라진 점은 누구를 영웅으로 보느냐에 대한 것이다. 과거에 영웅은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일반인들이 할 수 없는 일을 해낸 비범한 존재였다. 특별한 능력을 가진 위인이나 뛰어난 정치가, 누구도 가질 수 없는 능력을 가진 과학자 등이었다.

최근에 사람들은 직업이나 직책, 혹은 놀라운 능력으로 누구를 존경하지는 않는 것 같다. 오히려 그런 사람들을 `꼰대'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들이 놀라워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일을 그저 자신답게 해내는 사람들인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은 평범하게 자신의 일을 해냈다. 억지로 권위를 챙기거나, 자신이 돋보이는 전략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는 자기답게 대통령의 일을 했다. 보다 최근에는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자신답게 하나씩 처리해 내고 있는 모습을 보며 국민들은 그를 존중한다.

또한 코로나 전염병의 치료를 위해 의료 현장에서 얼굴에 반창고를 붙여가며 수고하는 의료인들과 봉사자들, 그리고 각 시도의 공무원들이 자기 일을 하고 있을 때, 국민들은 감사와 존중을 표시한다.

이런 사람들은 범인을 넘어서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열심히 자신의 업무를 자기답게 수행하고 있다. 내가 아는 한 의사에게 “전염병 치료가 두렵지 않냐”고 물었더니 그는 “불안할 때도 있다. 그러나 의사가 병 앞에 서지 않는다면 누가 병을 다스리겠느냐.”고 반문을 해왔다. 의사는 의료를 한다는 이유로 죽음을 앞둔 상황에서 의료 활동 최전선에 선다.

교육자는 교육이 힘들더라도 교육의 가장 앞에 서서 낯선 지식과 학생들을 만나는 사람이다. 청소를 하는 사람은 가장 더러운 것을 치우면서 가장 깨끗한 도시를 만든다. 이 모든 사람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지식과 경험으로 자기의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일을 하는 사람들은 누구의 권위에 기대지도 않고, 어떤 전문가라고 뽐내지도 않으며, 자신이 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그저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최선을 다해 수행하고 있다.

놀랍게도 국민들은 그렇게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들이 얼마나 수고하는지, 얼마나 국민을 위해 마음 아파하는지, 얼마나 사람들을 아끼는지를 알아차린다. 그것은 “내가 이만큼 일을 했습니다.”라고 자랑하거나 “놀라운 능력이 있습니다”라고 소리쳐 알려거나 혹은 “이렇게 해드리겠습니다”라고 선동을 해서 아는 것이 아니다. 국민들은 자신이 맡은 일을 자기답게 해내는 사람이 진정으로 노력하고 있음을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다.

이들은 과분하게 정치적 욕심을 내거나, 관심이 쏠리고 있으니 이때 무엇을 한몫 챙기겠다는 바람도 없다. 그들은 선한 마음을 앞세우며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자기답게 해낸다. 그 자기다움과 자기 일에 매진하는 것이 국민들에게는 감동을 준다.

자기 일을 하는 사람이 아름답다. 그들의 아름다움으로 인해 세계가 대한민국을 믿을 수 있는 나라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이제는 대한민국의 국민 모두가 아름다운 영웅이 될 시간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생활방역 체계에 들어가면서 모두가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자기답게 수행할 때, 세계가 인정하는 영웅들의 나라가 될 것이다.

 

차명호 평택대 상담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