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출을 자제하고 있고, 공연업계도 타격이 큰 요즘 평범했던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베토벤의 삶과 바이올린 소나타 `봄'에서 한 가지 공통점, 그건 긍정 에너지다. 아무리 힘든 순간이라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지나갈 것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었음에도 여전히 봄은 찾아왔다. 2020년 올해는 베토벤 탄생 250주년이 되는 해다. 베토벤 탄생을 기념해 전 세계에서 굵직한 기념 공연들이 열리거나 예정되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베토벤의 다양한 곡들을 공연으로 만나볼 수 있었지만 아쉽게도 코로나19로 인해 당분간 직접 공연장을 찾기는 어렵게 됐다.

힘들지만 참고 인내해야 하는 5월, 야외 봄나들이 대신 클래식 봄나들이로 여러분들을 초대한다.

계절의 여왕 5월에 어울리는 봄을 담은 클래식 음악은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제5번 `봄'이다.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중 가장 밝고 아름다운 곡으로, 곡이 풍기는 밝고 안온한 느낌이 봄을 연상케 하는 데서 `스프링 소나타'라고 부르기도 한다.

1801년에 출판되었으며 4악장으로 이뤄졌다. 베토벤은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해 총 10개의 소나타를 썼는데, 그 중 5번 `봄'은 9번 `크로이처'와 더불어 가장 유명하다. 우리가 흔히 베토벤 하면 `운명'이나 `합창', `영웅', `전원' 등의 교향곡을 떠올리며 고뇌와 격정에 가득찬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 곡은 `비발디'의 `사계' 중 `봄'처럼 즐거움과 따사로움으로 가득하다.

곡 초반의 멜로디는 유명한 운명교향곡의 첫 멜로디처럼 우리 귀에 익숙하다. 명쾌한 바이올린 선율에서는 베토벤 음악이 통상 안고 있는 무거운 이미지를 찾아볼 수 없다. 바이올린과 피아노는 서로 조화를 이루며 앞서거니 뒤서거니 연주를 하는데 때론 바이올린이 반주를 하며 피아노가 멜로디를 연주하는 등 다양한 표현이 돋보인다. 봄 같은 신선함과 활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전 악장에 걸쳐 봄의 느낌을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는데, 당시 청력장애를 앓고 있었음에도 이런 뛰어난 작품을 만들 수 있었다는 베토벤의 천재성에 감탄을 하게 된다.

독일에서 태어나 오스트리아에서 주로 활동했던 루드비히 판 베토벤(1770~1827)은 서양음악사에서 가장 위대한 음악가로 손꼽히는 작곡가이다.

특히 예술가로서 작곡가의 태도와 사회적 위치 등은 베토벤 이후가 확연하게 달라진다. 귀족이나 교회에 종속되어 살았던 작곡가(음악가)들은 베토벤 이후 스스로 독립적인 예술가임을 깨달았고, 시민사회가 발전하면서 사회적으로도 다른 사람들과 동동한 자격으로 세상을 살아가게 됐다.

베토벤의 음악은 30세가 되면서 뛰어난 작품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다섯 번째 바이올린 소나타 `봄'은 31세 때 작곡했으니, 베토벤의 음악이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하는 시기였다. 그런데 베토벤은 이때부터 귓병이 나서 소리가 들리지 않기 시작했다. 베토벤은 이 곡을 작곡한 이듬해 32살 때 귓병이 나을 가망이 없다고 생각하여 유서를 쓰고 죽으려고 했다. 그러나 베토벤은 고통을 이겨내고 수많은 명곡을 남긴 위대한 작곡가로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많은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하고 있고, 공연업계도 타격이 큰 요즘 평범했던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 또 많은 사람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베토벤의 삶과 바이올린 소나타 `봄'에서 한 가지 공통점, 그건 긍정 에너지다. 아무리 힘든 순간이라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지나갈 것이다. 힘든 봄을 보내고 있는 모든 이에게 하루빨리 좋은날이 오기를 바라며, 봄의 마지막 달 5월도 힘 내시길 바란다.

 

 

김승희 아마티 앙상블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