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서 통해 유명규 의병 등 활약 소개
시 독립운동기념관 사업에 토대 마련
내달 1일 첫 `의병의 날' 행사도 열어


“외세에 굴하지 않고 민족혼을 드높인 호국의병들의 고귀한 나라 사랑 정신이 지역의 뿌리 정신이자, 지역발전의 원동력과 삶의 이정표가 돼야 한다.”

김포의병운동기념사업회 김진수(사진) 사업회장이 `김포의병의 날' 행사를 준비하면서 마음속으로 다짐하는 김포의병의 날에 붙이는 의미다.

김진수 사업회장은 “3·1만세 운동보다 10여년 앞선 1907년, 김포지역에도 일제의 폭압에 맞서 항일무장봉기를 이끌었던 유명규 의병 등이 있다”며 “`김포의병의 날'은 이들을 기억하고 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진 출신의 유명규 의병은 일제의 군대 강제해산에 맞서 강화에서 봉기가 일어나자 사졸과 주민 등을 이끌고 순사 주제소를 급습해 친일 군수인 정경수를 사살하고 강화성을 장악했다.

하지만 장비와 병력 열세로 강화성을 포기한 채 통진으로 피신해 의병활동을 전개하다 1907년 9월 일군에 붙잡혀 총살로 생을 마감했다.

김 회장은 “구릉과 평야 지대가 많은 김포지역은 유격전에 불리한 지리적 여건 때문인지 유명규 의병처럼 김포의병들은 인근 강화와 파주, 고양지역 의병대에 소속돼 활동해 왔다”면서 “그런데도 이들은 1907년 8월부터 1909년 9월까지 김포지역 곳곳에서 일본군과의 교전 등을 통해 굽힘 없는 항쟁을 이어왔다”고 했다.

김포문화원 부원장으로 재직하던 김 회장은 2006년 펴낸 `김포항일독립운동사'를 통해 유명규 의병을 비롯한 김포지역 의병들의 활동을 소개했다.

그는 “3·1만세 운동이 일어났던 1919년 전국에서 세 번째로 규모가 컸던 3월23일 일어난 오라니장터 만세운동에 참여했던 이들에게도 10여 년 전 목숨 바쳐 일제에 저항했던 이들의 호국정신이 베어 있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 회장은 오라니장터 만세운동이 일어났던 양곡 출신으로 2001년 3월 `오라니장터 만세운동 기념사업회'를 출범시키며 김포평야에 울려 퍼진 독립의 함성을 최초로 알렸다.

이어 김포지역 독립유공자 발굴과 오라니장터 성역화 사업과 함께 2013년 개관한 `김포시 독립운동기념관' 조성사업의 토대를 마련했다.

3·1만세 운동 110주년이 되던 지난해 11월 재령이씨 문헌공파 김포종친회와 양촌면 구래리 출신의 이종근 의병의 삶과 김포지역 의병활동과 관련한 학술세미나 개최 후, 올 2월 발기인 총회를 열어 김포의병운동기념사업회를 설립했다.

알려지지 않은 김포 항일의병들의 활동 재조명을 통해 독립운동 정신 계승과 이들의 정체성을 지역의 가치로 승화시켜 나가야 한다는 필요성 때문이다.

김포의병운동기념사업회는 `김포시 독립운동 기념사업 지원 조례 일부 개정'에 따라 오는 6월1일 `대한민국 의병의 날'에 맞춰 제1회 `김포의병의 날' 행사를 연다.

김진수 사업회장은 “뒤늦게나마 김포지역 의병들을 기억할 수 있는 날이 제정돼 다행”이라며 “김포항일독립운동의 역사적 발굴과 조사, 연구를 통해 이들의 항일정신이 가치로 빛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포=권용국 기자 ykkwu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