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부터 순차적…내일부터 자가진단
교실 내 책상 1~2m 간격으로 배치
모든 학생·교사들은 마스크 착용
학년별 급식·투명칸막이 설치 등 계획

학교 현장 “대책 현실성 없다” 지적도
▲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이 지난 3월 20일 개학 준비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부광여자고등학교를 방문해 보건실 등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시교육청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두 달 넘게 닫혔던 학교 문이 오는 13일부터 단계적으로 열린다.

교육부는 생활 방역 전환과 진로·진학 등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해 고3 수험생부터 순차적으로 등교를 시작한다고 지난 4일 밝혔다.

방역당국이 등교개학 후 집단감염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밝힌 만큼 학교와 학생들은 새로운 일상을 준비해야 한다. 인천지역 각 학교들도 등교수업 일정이 확정되면서 등교수업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달라지는 교실

5일 인천지역 각 학교에 따르면 그동안 네 차례나 등교를 미뤄온 각 학교들은 학년별로 개학 준비에 들어간다.

수업을 진행하기 앞서 각 학교는 책상 배치와 방역 물품 구비, 급식 시간 및 학사일정 조정 등의 대책을 마련 중이다.

전날인 지난 4일 교육부는 고3은 13일, 나머지 학년은 이달 20일부터 세 차례로 나눠서 순차적으로 등교한다고 발표했다. 오는 20일에는 고2, 중3, 초1·2학년과 유치원, 27일에는 고1, 중2, 초3·4학년, 마지막으로 다음달 1일에는 중1, 초5·6학년이 등교 수업을 진행한다.

가장 먼저 등교하는 고3 학생들은 등교 1주일 전인 7일부터 학교의 안내로 자가진단을 시작해야 한다. 의심 증상이 없어 등교를 하면 학생들은 학교 입구에서 열화상 카메라로 발열 검사를 받는다. 만약 의심 증상을 보이는 학생이 있다면 학교 내 설치된 `일시적 관찰실'로 이동한 뒤 보호자와 함께 선별진료소로 이동해야 한다.

교실 내 책상은 1~2m 간격을 띄운 채 배치됐다. 교실 내에서는 모든 학생들과 교사들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쉬는 시간에 교사들은 복도와 교실에서 학생을 권리하고, 화장실 출입도 지도한다.

급식도 학년별로 나눠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학교 급식실 식탁 자리마다 투명 칸막이를 설치해 감염 확산을 최소화하고, 띄워 앉기에다 학년별 급식이 이뤄지는 만큼 급식시간도 30~40분 가량 더 늘어날 전망이다.

평가부분은 가장 큰 골칫거리다. 대면수업 후 바로 지필 평가가 실시되면 공정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 만큼 학사일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종 평가 가이드라인을 세울 예정이다.

윤건선 인주중학교 교장은 “아이들이 동시에 몰리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축 수업도 검토하고 있다”며 “오는 7일 교육감과 개학 준비와 관련해 간담회를 할 예정으로 학부모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빈틈 없이 등교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교육부의 이 같은 대책에 대해 현실성이 없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최근 날씨가 더워지는 가운데 교실 내에서 마스크를 써야하는 상황에서 실내 환기를 이유로 에어컨 가동까지 금지돼 교육부의 여러 지침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인천의 A중학교 교장은 “올해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은 황금돼지띠라 다른 학년보다 수가 더 많아 책상 간 간격을 1~2m 띄우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자유학기제로 외부에서 강사가 학교를 출입하고, 학생들도 교실을 옮겨 다니는 상황에서 수칙이 제대로 지켜질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오미영 인천보건교사회장]

“보건교사들, 방역·매뉴얼 점검 등 온힘”

“안전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마스크 비축, 방역, 매뉴얼 점검 등에 힘 쓰고 있습니다.”

오는 13일부터 단계적으로 학교 문이 열리는 가운데 오미영 인천보건교사회장은 5일 부쩍 더 바빠졌다.

학교에서 감염증 확산방지 `1차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보건교사들은 신종코로나 사태로 동분서주하고 있다.

각 학교에 배치된 보건교사들은 그간 교직원을 대상으로 예방 교육을 실시하는 등 감염병 예방 업무에 더해 본격적인 대면 수업을 앞두고 방역부터 마스크 등 물품 비축, 관련 예산 관리 등을 도맡아 하고 있다.

“개학 일정 발표에 앞서 시범학교에선 코로나19에 대비한 모의 훈련을 진행했어요. 학교별로 지정된 교사가 의심증상이 있는 학생이 발견된 경우 일시적 관찰실에 이동한 뒤 호흡기 증상과 역학조사를 실시합니다. ”

특히 경력이 많지 않은 신입 보건교사들의 발빠른 대처를 위해 일대일 매칭 지도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전국 최초로 인천에 신설된 `코로나19 학교안정화지원 태스크포스(TF)팀'을 통해 시교육청 등과 대응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매뉴얼에 따른 점검 사항들을 만들어 그 항목대로 등교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시적 관찰실에 가는 아이들을 같은 반 친구들이 놀리는 일이 없도록 생활지도도 체계적으로 진행해 학생과 교직원 모두 안전한 학교를 만들겠습니다. ”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