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 지자체, 아이디어 공모·연구용역 발주 등 변화 대응 고심
지역 바이오산업 성장 이끌고 멀티형 감염병 전문병원 유치

더 이상 `일상'을 허락하지 않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2020년을 기점으로 세상을 확 바꿔놨다. 나와 너, 우리라는 공동체 의식은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을 통해서만 가능해졌다.

사회성이라는 기존의 가치가 비대면 접촉이라는 새로운 가치로 재편되며 그에 맞는 세대, 계층, 인종, 젠더, 노동, 국가, 지역 등 다양한 관점에서 코로나19 세상의 방향성을 확립해야 할 때다.

지난 1월부터 인천을 강타한 코로나19 사태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전국이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세상 `포스트코로나19' 세상을 준비 중인 가운데 인천도 그에 맞는 `인천'만의 포스트코로나19 세상에 눈을 떠야 한다. 타 지역의 포스트코로나19 준비 상황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인천의 분야별 포스트코로나19를 예측해본다.

▲`코로나19 이후' 먹거리 찾는 지자체

부산시가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부산연구원은 지난달 27일 `Post COVID-19, 부산 시민행복 프로젝트' 보고서를 발간하고 50가지 시정 과제를 내놨다.

보고서엔 언택트 경제구조 전환, 스마트 문화·관광, 거리두기 공간계획 재설계, 사회적 연대 강화, 생활방역 등 사회 변화를 5가지 주제별로 예측했다.

연구 책임자인 오재환 부산학연구센터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국내에 퍼진지 두세 달 만에 일상에서 갖가지 변화가 일어났다. 단기 대책도 중요하지만 중·장기적으로 시민들이 겪을 미래를 짚어야 한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시작한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포스트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팀을 꾸린 전북은 오는 6월까지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한 `집단 지성' 활용에 나선다. 일상에서의 불편함 해소뿐만 아니라 코로나19 피해 극복을 위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패러다임 전환에 따른 혁신 정책 방안 등이 주요 주제다. 일자리, 경제, 농업·농촌·해양, 관광, 보건복지, 안전 등 6개 분야별로 제안을 받으며 최대 150만원을 상금으로 지급한다.

서울은 신산업 육성 과제를 발굴하는 간담회 개최에 집중하고 있다. 관광을 비롯해 바이오·핀테크·물류 등 분야별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한 전문가 논의를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16일 열린 바이오메디컬·방역 산업 육성 간담회에서 방역물품 공공구매 등 수요 창출, 감염병 R&D센터 구축, 바이오 기업의 세계 진출 지원 등 3가지를 주요 추진 과제로 정리했다.

경북도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한 `코로나19 경북경제 정책 방향 연구용역' 발주를 준비 중이다. 지역연구원에서 진행 중인 `미래행복 프로젝트' 등 기존 과제와는 별개로, 코로나19 사태에 초점을 맞춰 지역 경제 기반 변화를 예상하고 도정 방향을 도출한다는 것이 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인천, 선택을 넘어 집중할 때

코로나19는 지역을 구분치 않는다. 사람과 물자가 닿는 곳이면 어디든 코로나19에 노출된다. 비대면 일상이 현실화되며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경제, 스마트 기술활용과 그에 합당한 문화관광산업이 요구되고 있다. 관문 역할을 자임하는 인천은 코로나19 위험에 가장 노출될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한 다양한 변화가 요구된다. 관문 역할로 관련 산업이 서서히 꽃을 피울 즈음에 발생한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한 인천의 포스트코로나19 산업 재편은 이미 300만 인천시민의 삶 속에 자리했다.

위기 속에 기회가 찾아오는 법, 인천에 뿌리내린 바이오산업 관련 세상이 인천을 주목하고 있다. 더구나 남동국가산업공단 등 제조업과 중화학공업에 강점을 보인 인천은 기간산업부터 바이오 등 신산업까지 경제계의 폭넓은 스펙트럼을 갖췄다.

문제는 인천 바이오산업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관련 분야가 초보 수준이라는 점이다. 정부가 바이오산업 관련 연구기관 설립에 상당액의 국비를 지원한다고 발표한 만큼 발 빠른 유치 경쟁에 나설 때다. 여기에 지역 대학들에서 연구인력을 육성한다면 인천의 바이오산업은 시대가 요구하는 포스트코로나19 시대에 부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관문 인천에 감염병 전문 의료기관이 없는 현실도 인천의 한계이다.

수차례 인천에서 감염병 전문 의료기관 설립 시도를 했고 정부에서도 긍정적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지난 3월1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인천 등 4개 권역 감염병 전문병원 지정 추진을 발표한 만큼 공항·항만 등의 재난재해 기능까지 더해지는 멀티형 종합병원을 설치해 인천이 국가적 위기를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의료체계가 필요하다.

여기에 정부가 인천을 물류 중심으로 도시 경쟁력을 키울 방침인 만큼 포스트코로나19 비대면 시대에 맞는 물류 중심의 지역 경제 체질 개선과 기업 플랫폼 지원, 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한 온라인 거래, 온라인 기반 생활환경 개선은 물론 물류 플랫폼 구축에 대처해야 한다. 이밖에 황해를 사이에 둔 중국과의 방역시스템 구축도 인천으로서는 숙제이다.

 

/이주영·김은희 기자

leejy96@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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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된 일상…미래먹거리 재편·보완이 필요하다 2019년 12월 말, 중국 우한(武漢)에서 날아온 소식은 공포 자체였다. 감염병 환자들이 병원에 넘쳐나는 우한의 고통이 실시간으로 전해졌다. 바다 건너 이국의 현실이라는 사실이 인천에는 더욱 불안감으로 다가왔다.그리고 2020년 1월20일, 감염병 바이러스가 인천에 상륙했다. 우한에서 온 중국 여성이 인천국제공항에서 발열 증상으로 격리되며 한반도의 첫 신종 감염병 환자로 기록됐다. 병명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이다.그때부터 코로나19가 세상을 바꿔놨다. 만남이 사라진 광장, 위협이 된 이동은 관광이란 단어를 사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