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부터 인천 유일 판소리 공연
후원금 등을 통해 필요한 비용 마련
추석연휴 때인 10월쯤 약속 지킬 것

 

 

 

 

 

한국판소리보존회 인천지부 지부장이자 (사)우리소리 대표인 김경아(사진) 명창은 판소리 고장인 전라북도 임실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노래에 빼어났던 그는 어느 날 판소리를 듣고 소리에 매료됐다.

한(恨)을 토해내듯 무겁다가도 삶의 유희를 즐기듯 경쾌한 가락을 자유자재로 표현할 수 있는 소리였다.

판소리를 하기 위해 서울국악예술고등학교와 단국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 같은 대학원을 졸업한 뒤 김 명창이 선택한 지역은 다름 아닌 인천이었다.

인천은 판소리를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없는 불모지였다. 그런 인천에서 김경아 명창이 판소리로는 유일한 단체를 만들어 척박한 땅을 개척해 온지도 22년이 되었다.

이제는 인천에 판소리를 널리 알리고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여 함께 판소리를 즐기는 단체로 자리매김했다.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는 소리

그에게서 소리를 배우려는 사람들이 많았다. 김경아 명창은 판소리 공연 이외에도 교육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었는데 수강생들은 10대 청소년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했다.

"탁 트인 발성 자체에서 쾌감을 느끼시는 것 같아요. 연습하면 나도 이런 소리를 낼 수 있구나 하는 거죠."

판소리의 가사 또한 매력이 있다. 해학적이고 신분을 뛰어넘는 철학이 배어있어서다.

"재밌는 책 한권을 듣는 거죠. 인생사 축소판을 노래로 부른다고나 할까요?"

그가 운영하는 사단법인 우리소리에는 제법 다양한 이들이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국회의원부터 주부, 직장인, 대학생, 공무원 등이 정기적으로 만나 소리를 한다. 이들만의 좋은 취미생활인 것이다.

"판소리를 몰랐던 인천도 점점 애호가가 많아졌습니다. 판소리 공연 찾아 국립극장 등 서울로 다니는 분들도 있죠."

 

#한가위 즈음 청어람 공연 앞둬

우리소리는 2016년부터 청어람이라는 인천 유일의 판소리 공연을 매해 꾸준히 개최하고 있다.

춘향가와 심청가, 흥보가, 수궁가, 적벽가 등 판소리 주요 대목을 우리나라 대표 명창들의 소리로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 올해도 추석연휴 때인 10월쯤 공연을 계획하고 있지만 한 가지 난관에 부딪혔다.

그동안 예산을 지원받았던 인천문화재단 지원사업에서 올해는 선정되지 못한 것이다.

"재단 입장에서는 새로운 사업을 원하는 듯해요. 다만 청어람처럼 계속 유지하며 지키고 있는 전통예술 분야의 의미가 소외된 것 같아 아쉽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후원금 등을 통해 공연에 필요한 비용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어떻게든 올해 청어람을 준비하려 한다.

"이번 해에도 어김없이 청어람 판소리가 시민들을 찾아간다는 약속을 지키고 싶어요. 수준 높은 판소리 공연을 인천에서도 볼 수 있다는 자부심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글·사진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